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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광개발 논란으로 시끄러운 꽃동네 전경. | ||
꽃동네는 지난 76년 오웅진 신부가 헐벗고 병든 행려자들을 돕기 위해 단칸방 5개로 시작한 사회복지시설. 현재는 국내 최대의 시설로 이곳에서 보호받는 사람만 4천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금광 개발을 둘러싼 싸움이 해를 넘겨 계속되면서 이곳에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문제의 금광이 위치한 곳은 꽃동네에서 직선거리로 1.7km 떨어진 금왕읍 삼봉리 일대. 이 금광은 지난 2000년 중순에 처음 굴착이 시작됐다고 한다. 개발업체인 태화광업에 따르면 지난해 광업진흥공사 시추 결과 6호맥에서 리터당 8백51g의 금이 발견됐다는 것. 이 정도 양이면 적게 잡아도 전체 매장량은 2조∼3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게 개발업체측의 얘기다.
그러나 현재로선 금광 채굴작업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개발업체와 주민들이 이렇다할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2년 가까이 소모적인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는 게 지역주민 김아무개씨(62)의 말이다.
‘꽃동네’를 주축으로 광산개발 저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주민들은 환경 오염문제를 반대 이유로 꼽는다. 광산개발저지투쟁위원회 박근현 위원장(44)은 “광산이 개발되면 식수가 오염될 뿐 아니라 지하수가 고갈돼 인접한 맹동면 수박재배단지가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지금은 폐쇄됐지만 인근 무극금광 개발 때도 이 같은 폐해가 여러 번 나타났다고 한다.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광산개발만은 안된다는 게 주민들과 꽃동네측의 생각이다. 이들은 아예 지난해 1월부터 광산 입구에 임시 컨테이너를 설치, 감시조를 편성해 교대로 갱구를 지키고 있다.
반면 금광을 개발중인 태화광업측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태화광업의 한 관계자는 “충북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갱내수의 수질을 조사한 결과 농업용수로 사용해도 이상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오히려 꽃동네측이 불법적으로 광산 입구를 점거해 2년 가까이 공사를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음성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양측간에 의견 충돌은 있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나마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올 초 꽃동네가 전국적으로 ‘금광반대 1백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 40만명 정도가 이 캠페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화광업측은 이 같은 활동의 저의가 따로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권을 챙기려는 꽃동네측 일부 인사들의 ‘연막작전’이라는 시각이다. 태화광업의 한 관계자는 “오웅진 신부가 여러 차례 공사 현장에 찾아와 금광을 넘길 것을 종용했다”며 “서명운동은 일종의 형식이고 본마음은 다른 곳에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업체측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오 신부는 개발이권에 개입했다는 오명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 물론 거대한 이권을 두고 첨예한 싸움을 벌이는 만큼 상대방에 대한 음해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업체측은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쉽게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당시 업체 현장소장으로 있던 김아무개씨는 “금광 굴착이 시작된 지 얼마 안됐을 무렵으로 기억한다”며 “오 신부가 현장에 찾아와 광업권을 넘기면 충분히 보상하겠다는 말을 하고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에는 꽃동네측 대리인 임아무개 변호사 이름으로 ‘꽃동네 및 마을주민의 대안’이란 문건이 회사측에 전달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간 지출한 투자비용 중 얼마를 변제해줄 테니 합의하자’는 게 이 문서에 적힌 내용의 요지.
정가 일각에서는 오 신부가 금광 개발문제로 대통령 면담을 위해 청와대에도 수차례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개발업체와 정가 일각의 주장에 대해 꽃동네측은 지나친 비약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꽃동네 윤시몬 사무국장(42)은 “오 신부님이 청와대에 전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민들의 뜻에 따라 금광 개발을 막기 위해서였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꽃동네측은 오 신부가 광산에 찾아가 공사 중지를 요청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설명하고 있다. 마을의 환경 보호를 위해 찾아간 일이 거꾸로 광산업체쪽에서 흘러나오면서 와전된 것이라는 게 윤 사무국장의 말이다. 그는 “태화광업측이 신부님에 대한 흠집내기를 통해 주도권 회복을 노리고 있다”며 “이는 성직자는 법적인 투쟁으로 갈 수 없는 약점을 이용한 것인 만큼 들을 가치조차 없다”고 반박했다.
흉흉한 소문이 나돌 정도로 서로 심각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금광 개발업체와 꽃동네를 중심으로 뭉친 마을주민들. 이들의 ‘노다지전쟁’은 서로에게 깊은 생채기만 남긴 채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꽃동네IC 예정지 인근 농지 매입 의문] 오 신부 명의 땅 수만 평
‘꽃동네 IC’가 새로 들어설 예정인 음성군 맹동면 봉현리 인근 지역에 오웅진 신부 명의로 된 수만평의 농지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봉현리 인근 인곡리 일대에 위치한 문제의 농지는 오 신부가 꽃동네 회장으로 재직하던 때 사들인 것으로 매입 배경이 무엇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등기부에는 오 신부가 지난 80년 말에서 90년 중순까지 일대 땅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현지 부동산업자들은 오 신부 명의의 농지들 대부분이 꽃동네 IC가 들어설 부지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앞으로 적잖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인곡리 일대에는 오 신부 명의의 농지 이외에도 꽃동네 수사 및 수녀 명의로 된 토지도 상당 규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 신부가 매입한 인곡리 땅은 지난 98년에 재단법인 청주교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명의로 뒤늦게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 청주교구의 한 관계자는 “꽃동네 재산은 전적으로 꽃동네측이 관리한다”며 “꽃동네가 청주교구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유지재단 명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 같다”고 밝혔다.
물론 꽃동네측은 법적으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꽃동네 윤시몬 사무국장은 “꽃동네는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임야는 소유할 수 있지만 논과 같은 농지는 가질 수 없다”며 “ 그런 까닭에 어쩔 수 없이 오 신부나 신도 명의로 농지를 사들인 후 재단이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오 신부가 땅을 매입한 시기와 근저당을 설정한 시점이 길게는 10년 가까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오 신부가 지난 94년 구입한 인곡리 35-4 농지와 61-2 농지의 경우 지난 98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10월30)가 있기 각각 2일과 4일 전에 재단이 근저당을 설정한 것으로 돼 있다.
또한 근저당권의 경우 공탁금을 내걸면 해지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재산권 행사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소지도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인곡리 124번지 밭의 경우 지난 98년 이아무개 수녀 명의에서 안아무개씨로 명의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근저당권이 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사무국장은 일각에서 이는 의문에 대해 “농지를 구입한 것은 자활을 위해서다. 말 그대로 농사를 짓기 위함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저당 설정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윤 사무국장은 “처음에는 법을 전혀 몰랐다”며 “나중에 경영진단 후에 재단명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뒤부턴 설정작업을 계속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석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