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 씨는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무난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자해소동을 벌이고 자살을 시도하는 등 초기의 수감생활은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구치소 측에서 몇몇 교화위원들에게 먼저 도움을 요청했다.
범행의 성격이나 잔혹성으로 볼 때 유영철 역시 교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인물이었다. 수많은 중범죄자를 상대해온 교화위원들에게도 유영철은 부담스런 존재였으며 일부 교화위원은 “도저히 그 사람과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서신으로 설득은 해보겠지만 직접 대면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혀오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유 씨가 교화위원들에게 보인 행동은 의외였다. 증오에 불타오르던 그는 어느 순간부터 교화에 도움을 주려는 종교계 인사의 접촉을 받아들였으며 한 교화위원에게는 “내가 반성해도 세상 사람들은 ‘쇼’라고 여길 것이다. 내 죄를 합리화하려는 내가 싫다. 죄값을 치르고 싶다”는 참회의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양순자 씨 역시 유 씨와 서신을 주고받던 중 그의 부탁으로 그에게 당한 피해자들의 영혼을 달래주는 기도의식을 대신 치러주기도 했다고 한다. 이를 알게 된 유영철은 양 씨에게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그림이 담긴 카드를 보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는 것.
유 씨의 이러한 행동을 두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아직까지 유 씨의 참회를 미심쩍은 눈으로 보는 이들도 상당수다. 유 씨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세상의 관심을 극도로 즐기고 있으며 언론플레이에 능한 인물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교화위원들은 “비록 그가 세상에서는 냉혹한 살인마였을지라도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갈등은 가지고 있다”며 “심장을 가지고 있는 한 언젠가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뜨거운 참회의 눈물을 쏟을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