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명 검찰총장(왼쪽) 부인 소유 강원도 강릉 안현동 201-X번지 전경. | ||
특히 강원도가 주 개최지로 삼으려 하는 강릉 경포도립공원 부지의 건축 규제 완화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이곳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업계의 기대와 투자 심리가 크게 높아진 상태다. 더구나 최근 강원도 출신 여야 의원들까지 규제 완화 당위성을 강조하고 초당적 협력에 나서기로 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경포도립공원 부지의 전체 면적은 955만㎡ 정도. 경포호와 경포대해수욕장 등을 아우르는 지역으로 80년대 후반부터 서울 등 타 지역민들의 매매가 늘어나기 시작한 곳이다. 그러나 이 지역은 지난 8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뒤 20여 년간 자연공원법 등으로 건물 층수와 용적률 제한을 받아온 탓에 땅의 가치는 그리 높게 평가되지 않아왔다.
그러나 강원도와 강릉시가 도립공원부지 건물 층수 제한 규정을 완화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을 요구하고 더불어 한나라당 심재엽 의원(강릉)이 올해 3월 발의한 경포도립공원 내 부지 용적률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9월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낙후 관광지’로 인식돼온 이 지역이 점차 가치 있는 땅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작년 불법 농지 취득 논란이 불거졌던 정상명 검찰총장 가족 소유의 땅이 도립공원 부지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정 총장 부인 오민화 씨 소유인 안현동 201-X번지는 경포대해수욕장 해안 도로변에 위치한 156평(515㎡)의 공터.
▲ 현정은 회장(왼쪽) 소유 강릉 안현동 203번지 모습. | ||
이 부지는 건물 층수 규제 완화 추진 대상인 집단시설지구가 아니라 자연취락지구에 속해 있는 탓에 직접적인 혜택이 미치지는 않는다는 게 시청 관계자의 설명.
하지만 국회에서 추진하는 용적률 규제 완화 법률 개정안 통과, 그리고 전체적으로 경포도립공원 규제 완화에 따른 투자 붐과 올림픽을 유치할 경우 이 지역을 중심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예상 호재가 땅값 상승을 지속적으로 유도하지 않겠느냐는 게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취재 도중 공교롭게도 오 씨 땅 바로 뒤편 부지에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소유의 밭도 자리 잡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현 회장 소유 안현동 203번지 밭은 70여 평(245㎡) 규모로 오 씨의 땅 뒤편 언덕 중간에 위치해 있다. 지면에서 약 10m 높이에 자리하고 있는데 넓은 동해 바다가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이 땅은 지난 75년 10월 13일 현 회장이 매입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인근 주민들은 서울 사람이 땅 주인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다.
어쨌든 온통 잡초들로 뒤덮인 현 회장의 땅도 개별공시지가로 보자면 평당 3만 4300원, 총 230여 만 원에 불과한 싸구려지만 최근의 부동산 바람에 힘입어 서서히 가치 상승 중이다. 결과적으로 두 유명인사가 동계올림픽 유치 노력의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강릉=유재영 기자 elegan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