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씨에 비하면 납부 실적이 양호한 편이나 500억 원이 넘는 돈을 아직 납부하지 않고 있는 노 씨 또한 적지 않은 부동산을 갖고 있다. 서울 연희동 108-17에 위치한 노 씨 자택은 대지면적 132평에 연건평 96평인 지하1층 지상2층 주택이다. 대지면적 248평에 이르면서 10억 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전 씨 연희동 자택 안채보다는 그 가치가 낮을 것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연희동 자택 바로 옆에 붙어있는 108-2 필지가 노 씨 아들 재헌 씨 땅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지면적 115평으로 노 씨 연희동 자택의 대지면적과 합하면 247평이 된다. 전 씨 자택 안채와 흡사한 면적을 이루게 되며 재산가치도 전 씨 자택(10억 원 이상)과 비슷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재헌 씨는 지난 2000년 2월 108-2 일대 토지를 사들였다.
연희동 자택과 인접한 땅의 관계처럼 노 씨 명의 부동산과 아들 재헌 씨 명의 부동산이 맞붙어 있는 경우가 또 있다. 대구 지묘동 소재의 한 아파트 101동 15층에 각각 두 사람 명의로 된 집이 이웃해 있는 것이다. 두 채 모두 70평형으로 현지에서 한 채당 3억 5000만 원 선으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그밖에 노 씨는 대구 신용동에 전답 607평, 송정동에 전답 345평을 자신의 명의로 갖고 있다. 이 일대 전답은 평당 30만~40만 원선이라고 한다. 평당시세 30만 원으로 환산하면 신용동과 송정동에 있는 전답의 가치는 최소 2억 8560만 원 정도로 볼 수 있다. 노 씨 명의 부동산은 현재 수사당국이 모두 가압류한 상태다.
노 씨 아들 재헌 씨 명의로 된 부동산 중엔 펜트하우스급 아파트가 있다. <일요신문>은 재헌 씨가 지난 2003년 9월 서울 이촌동에 위치한 엘지한강자이 아파트 내 펜트하우스급 76평형을 사들인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인근 부동산에선 재헌 씨 명의 아파트의 시세를 33억 원선으로 보고 있다. 평당 40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인 셈이다.
재헌 씨 재산목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텔코웨어 주식이다. 텔코웨어는 노태우 씨와 동서지간인 금진호 전 장관의 아들 금한태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로 이동통신 번호이동성 솔루션 등을 SK텔레콤 LG텔레콤 등에 공급하고 있다. 재헌 씨는 지난 2004년 텔코웨어 상장 당시 이 회사 3대 주주로서 100억 원대 부호로 떠올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85만 7169주를 갖고 있던 재헌 씨는 올 3월 주식배당을 통해 지분을 9만 주가량 늘려 현재 94만 4589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분율 9.41%로 금한태 씨(20.65%)에 이어 재헌 씨가 2대 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텔코웨어 주가는 11월 16일 종가 기준으로 1만 1350원이다. 재헌 씨가 보유한 주식의 평가총액은 107억 2100만 원에 이른다.
노태우-노재헌 부자가 보유한 부동산 시세와 재헌 씨의 주식 평가총액을 합하면 160억 원 정도가 된다. 이는 노 씨 미납 추징액 517억 9600만 원의 3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