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홈페이지 게시판이 주대환 이용대 정책위의장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 간에 주사파·동성애 등을 둘러싼 논쟁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 ||
애초 논쟁은 ‘연합’계열과 ‘범좌파’ 계열 간의 ‘북한에 대한 입장’ 논쟁으로 시작됐다. 주 후보가 “북한 지도부와 인권문제에 대한 연합측의 입장을 요구”하며 시작된 불씨는 이 후보가 “북한에 대한 주 후보측의 몰상식”을 거론하면서 불을 뿜었다.
그러나 선거가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논쟁의 주제는 급속히 확대됐다. 정책논쟁처럼 보이는 현상의 이면에는 ‘연합’과 ‘범좌파’로 나뉘어 있는 민주노동당의 뿌리깊은 정파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불붙은 ‘동성애 논쟁’은 이용대 후보가 지난 선거과정에서 “동성애 문제는 자본주의의 파행적인 결과”라고 말한데서 촉발됐다. 당내 비동성애 당원들까지 이 후보를 맹비난하면서 논쟁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형국. 동성애자 당원들의 모임인 ‘붉은 이반’이 이 후보를 맹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붉은 이반’을 지지하는 일반 당원 모임인 ‘붉은 일반’도 지난 당대회 장에서 모임을 갖은 이후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90년대 중반 ‘꼬마 민주당’에 참여했던 주 후보의 경력도 시비거리가 되고 있는 가운데 최고위원 선거 결과에 실망한 범좌파 계열의 당원들 사이에서는 ‘탈당론’도 불거지고 있다. 당원 이정환씨는 ‘탈당의 변’에서 “민족주의 계열이 다수가 되면 당을 미련없이 떠난다는 약속을 지킨다”는 글을 남겨 논쟁을 불러왔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자칭좌파’라는 당원은 “탈당하는 게 아니고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왜 연합만 단결해야 하나. 우리도 단결하자”는 글을 띄워 호응을 얻고 있다. 당원 임종헌 씨도 “죽쒀서 개주지 맙시다”라는 글을 게재해 논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새로운 정파의 구성을 제기하는 당원들도 늘고 있다. 당원 최병천씨는 “당내 권력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평당원들의 세력화”를 주장하면서 ‘당내 시민운동’을 주장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논쟁의 시발점이었던 ‘북한’ 논란도 ‘주사파’ 논쟁으로 확대되며 그칠 줄을 모르고 있다. ‘아틸라’라는 아이디를 쓰고 있는 당원은 ‘연합에게 고함’ 이란 글에서 “북한에 가더라도 김일성에 대해서 조문하지 말 것. 중앙당 당직자를 자르지 말 것. 북한체제를 찬양하지 말 것. 당의 공식적인 체계를 무시하지 말 것. 통일투쟁에만 몰두하지 말 것”등을 주장하는 글을 게재, 연합계열로부터는 비난을 범좌파 계열로부터는 격려를 받고 있다.
최근의 당내 인터넷 논쟁에 대해 주 후보는 “논쟁 속에 우리 당의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일부에서는 특정 세력이 당권을 독점했다고 보고 우려를 나타내는데 이것은 파벌 문제가 아니라 노선의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