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타바바라>의 한 장면.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톱스타들의 술친구는 지인 등을 통해 ‘엄선’된다. 깔끔한 음주문화를 선호하는 스타들은 조금이라도 뒷말이 나올 만한 상황을 피하려 들기 때문이다. 이병헌 역시 협박 여성들이 돈 얘기를 꺼내는 등 뭔가 이상한 낌새가 보이자 연락을 끊으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남녀 관계라는 게 언제나 명확하게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병헌 협박사건의 경우 거액을 요구하는 협박 사건으로 사안이 확대되면서 세간에 화제가 됐지만 조용히 해결돼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유사한 사건들이 꽤 있다고 한다.
사실 꽤 유명한 사건도 있다. 해당 스타가 방송에서 직접 언급한 여자 친구 관련 내용이기 때문이다. 스타급 연예인 A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돌발적으로 일반인 여자 친구가 있다고 밝혀 한때 화제가 된 바 있다. 결혼까지 얘기할 정도로 발전한 것은 아니고 방송에서 여자 친구가 있다고 공개하고 얼마 되지 않아 안타깝게 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의 여자 친구 고백은 사실이 아니었다. A와 매우 가깝게 지내는 선배 연예인이 들려주는 여자 친구 공개의 실체는 다음과 같다.
“A도 그렇고 그 여자 분도 잘 알아요. 함께 술자리를 가진 적도 많고요. 아는 분 친척 동생인데 자연스럽게 알게 돼 종종 같이 만나 술을 마시곤 했죠. 그런데 우린 아무 생각 없이 술자리를 함께하는 술친구, 아니 아는 동생 정도로 여겼는데 그 여자분은 언젠가부터 A가 자기한테 관심이 있다는 생각을 했었나봐요. A는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여자분은 과연 A가 언제쯤 자기한테 고백할까 기다렸나 보더라고요. 그러다 결국 하루는 술에 조금 취해서 그 여자분이 A한테 왜 고백을 하지 않냐고 따졌고 A는 무척 당황했죠. 게다가 그 여자분이 친구들한테 은근히 자랑도 많이 해놓았던 모양이에요. 전후사정을 듣고 나서 A가 많이 난처해했는데 나를 비롯해 중간에 있는 사람들이 잘 중재를 해줬죠. 그런데 그 여자분은 친구들한테 자랑을 해놓은 게 있어서 큰일이라고 걱정을 하더라고요. 그 얘길 들은 A가 방송에서 일반인 여자 친구가 있다고 살짝 언급할 테니 그게 자기라고 얘기하라고 그 여자분을 배려해줬어요. 워낙 친한 사이였으니까요. 또 A가 워낙 매너 있는 친구기도 하고, 그래서 방송에서 일반인 여자 친구가 있다고 밝혔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헤어진 것으로 처리한 거예요. 사실 사귄 적이 없기 때문에 따로 결별할 것도 없는 사이였지만요.”
그나마 A의 경우는 미담 정도로 받아들여도 될 만한 사건이다. 그렇지만 술친구로 만나 스타들과 가깝게 지내다 좋아하는 감정이 싹트면서 상황이 복잡하게 꼬이는 경우는 정말 많다고 한다. 한 연예관계자의 설명이다.
“아무래도 몸을 섞었는지가 기준점이 되곤 하죠. 만약 잠자리를 함께한 사이라면 일이 복잡해지는 상황으로 연결될 수도 있지만 술친구로 지내며 그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주위에서 오해를 풀고 마음을 풀어주는 수준에서 상황이 종결되곤 해요.”
반면 반대 상황이 사건사고로 연결된 경우도 있다. 스타는 상대방을 이성으로 여겼고 상대방은 해당 스타를 단순한 술친구로만 여기면서 벌어진 사건인데 일을 신속하게 처리해서 매스컴에 보도되지 않았을 뿐 성추행으로 경찰서까지 오가야 했던 사건이다. 스타급은 아니지만 조연급으로 얼굴은 꽤 알려진 편인 배우 B의 이야기다. 당시 사건을 잘 아는 한 연예관계자가 들려준 사건의 전말이다.
“우선 배우 B랑 그 여성이 상당히 가까운 사이였던 것은 분명해요. 그런데 친하게 지내면서 B가 조금씩 그 여성을 좋아하게 된 모양이에요. 사실 B는 연예인이지만 그리 잘생긴 얼굴은 아니에요. 반면 그 여성은 일반인이지만 연예인 뺨치는 외모의 소유자죠. 그러다 B의 집에서 새벽까지 둘이 술을 먹었는데 술에 취한 여성이 거기서 잠이 든 거예요. 그렇게 같이 술 마시다 자고 간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해요. 그 여성에게 마음이 있던 B가 취한 김에 다가가 껴안고 키스하고 그런 거죠. 잠이 들었던 여성이 깜짝 놀라서 깼고 엄청 화를 내며 돌아갔는데 며칠 뒤 성추행으로 경찰에 신고를 해버린 거죠. 주위에서 나서 겨우 그 여성을 달래 사건은 신속하게 처리됐어요. 따로 합의금을 준 건 아니고 B가 정말로 좋아해서 생긴 일이라는 걸 이해한 그 여성이 고소를 취하했어요. 그렇지만 경찰서까지 오간 상황으로 인해 둘이 잘되진 못했어요.”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