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닛의 현아(왼쪽)는 각종 루머로 곤욕을 치렀다. 티아라의 화영은 왕따설에 시달리다 결국 팀을 떠났다. 구윤성 기자
이를 두고 임신설, 멤버간 불화설 등이 집요하게 돌았다. 이후에도 현아는 장현승과 듀엣으로 트러블메이커로 활동하면서도 비슷한 루머에 시달렸고, 올해 누드 합성사진이 유포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원더걸스가 홍역을 치른 건 한두 번이 아니다. 2010년 학업을 이유로 탈퇴한 선미를 두고도 비슷한 루머가 돌았다. 같은 소속사에서 활동하는 ‘2PM’의 멤버 재범이 비슷한 시기에 탈퇴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 소속사에서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탈퇴하자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임신설 등의 루머 말고도 걸그룹 잔혹사는 또 있다. ‘걸그룹 춘추전국시대’에 공연 하나라도 더 뛰며 얼굴을 알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 얼마 전 이런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던 걸그룹 ‘레이디스코드’가 결국 비운의 당사자가 됐다. 지난달 3일 용인시 기흥구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던 그룹 레이디스코드의 차량이 전복돼 멤버 두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은 사고 당시 시속 137km의 속도로 빗길을 달렸다. 은비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또 다른 멤버 리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뇌사 상태에 빠져 사망했다. 이들의 비극을 두고 지방 스케줄도 마다않고 전속력으로 고속도로를 달려야 하는 아이돌 가수들의 현실에 대한 개탄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룹 내 분란이 만든 잔혹사도 있다. 탈퇴와 멤버 간 싸움을 거듭한 걸그룹들은 배신, 야합, 음모 등의 키워드가 더해지면서 ‘막장드라마’를 완성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5인조 걸그룹 카라의 이른바 ‘카라사태’가 있다. 3년 전 박규리를 제외한 네 명의 멤버가 소속사인 DSP에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이유는 “무조건적 강요, 인격모독, 설명 없는 무단계약”등이었다. 하지만 선언 만 하루가 안 돼 구하라는 소속사에 남겠다고 번복했다.
또 공방이 장기화되면서 배후설,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3인에 대해 40억 원을 제시했다는 설 등이 이어졌다. 여기에 한승연의 아버지가 일본의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리더가 책임감이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잠잠해지던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 가수협회 회장 자격으로 태진아가 개입하기도 했다. 소송까지 제기하면서 장기화하던 공방은 소속사와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됐다.
티아라는 더 잔혹한 ‘흑역사’를 갖고 있다. 사건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티아라가 일본 단독 순회 콘서트를 한 날이었다. 연습 중 부상을 당한 막내 멤버 화영은 끝내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나머지 멤버들은 공연 후 하나같이 트위터에 “의지의 차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여기에 화영은 “때론 의지만으로 무리일 때도 있다”고 응수하면서 비극의 서막을 올렸다.
왕따설은 빠르게 번졌고,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화영이 왕따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들이 증거로 제시됐다.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건 소속사의 반응 때문이다. 화영의 계약 해지를 발표하면서 코어콘텐츠미디어 김광수 대표는 “화영이 막내임에도 톱스타인 양 행동했다”며 책임을 화영에게 돌렸다.
“음악방송이 끝나고 나오던 중 기자들과 팬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보란 듯이 목발을 집어던졌다”는 등의 폭로전이 이어졌다. 이 사이 멤버 효민의 과거 일진설, XX파티 주최설 등이 불거졌다. 광고가 다 떨어져나갔고 이미지 실추는 수습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티아라 사태는 ‘화영이 죄송하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발표하면서 상처만 남긴 채 일단락됐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