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니, 주노>의 한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선이 굵은 남성 캐릭터를 자주 소화해온 배우 황정민은 자식의 운동회에서 직접 캠코더를 들고 뛰어 다니며 아이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담아내려 애쓰는 아버지다. 인터뷰에서도 워낙 아이들 얘기를 많이 해 기자들 사이에서도 남다른 부성애를 지닌 배우로 유명하다. 그런 모습은 아버지 얘기를 다룬, 개봉을 앞둔 영화 <국제시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많은 라이브 무대를 소화한 가수 이선희를 수년 전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만난 기억을 가진 연예관계자의 얘기도 눈길을 끈다. 아이의 학교에서 열린 학부모 음악회 무대에 오른 엄마 이선희는 그렇게도 많이 떨었다고 한다.
연예계에서 라이벌로 지내던 여성 스타들이 결혼과 출산의 과정을 거친 뒤 유명 유아 교육기관에서 만나기도 한다. 연예계에선 날선 라이벌이었던 이들이 그곳에선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육아 정보를 교환한다. 스타로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는 고충을 그 누구보다 서로 잘 알고 있기에 연예계에서의 라이벌 의식 따윈 필요치 않은 순간이다.
재벌가 자제들이 많이 다니는 유명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로 재벌 2, 3세를 만나는 스타들도 많다. 그만큼 스타들은 자녀 교육에 재벌가 못지않은 공을 들인다. 아이들을 해외로 유학 보낸 뒤 기러기 아빠로 지내는 스타들도 많다.
문제는 아이들만큼은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예계에서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스타로 성공한 이들이지만 아이들을 양육하고 교육하는 과정에선 그들 역시 서툰 부모이기 때문이다. 특히 바쁜 연예계 활동으로 인해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한 스타들이 자녀 양육과 교육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중견 배우 A 씨에겐 금기시 되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 바로 할아버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아직 할아버지가 아니다. 자녀들이 모두 미혼이기 때문이다. 배우로서는 할아버지 역할을 자주 맡았지만 개인적으론 아직 할아버지가 아니다. 그런데 A와 가깝게 지내는 한 중견 배우가 안타까운 스토리를 들려줬다.
“그 친구 아들이 문제인데 외국으로 유학을 보내놨는데 스무 살도 안 된 고등학생 때 사고를 쳐서 덜컥 애를 낳은 거예요. 정말 가까운 이들 몇몇만 알고 있는 특급 비밀이죠. 그냥 결혼을 시킬까 고민도 했는데 걔들 사이가 애 낳으면서 틀어졌나 봐요. 그래서 그 친구가 직접 미국에 가서 해결을 했다는데 아마 애기는 엄마가 키우기로 하고 양육비랑 위로금으로 상당한 돈을 줬나 봐요. 그 친구가 참 딱해요. 그렇게 인연을 뗀 손주지만 술 먹다 보면 종종 그 손주가 보고 싶다는 얘길 하곤 해요. 술자리에서 할아버지라고 놀리면 화를 내지만 비밀 지키라며 술값은 그 친구가 내죠.”
방송인 B는 수년째 해외 유학 중인 아들의 한국행을 막고 있다. 방송이랑 행사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아들을 보려면 굳이 B가 직접 해외로 떠난다. 방학에 맞춰 아들이 한국으로 오면 편할 텐데 B가 직접 가는 까닭은 아들이 한국에서 어떤 일에 휘말릴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방송인 B의 아들과 유학 시절 가깝게 지냈다는 한 유흥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B의 아들이 몇 년 전에 한 번 들어왔었어요. 저하곤 외국에서 공부할 때 친하게 지내던 사이라 귀국했다고 연락을 받고 자주 만났죠. 그런데 그 친구가 조금 문제가 많았어요. 외국에서 이런 저런 약에 중독된 데다 여성 편력도 장난이 아니죠. 한국에 들어왔을 때는 거의 밤마다 클럽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제가 보기에도 위태위태했어요. 왜 방학 시즌이면 클럽을 약판으로 만드는 유학파들 있잖아요. B의 아들이 대표적으로 그런 케이스였고 걔 친구들도 하나같이 대단들 했죠. 그런 모습을 본 방송인 B가 아주 기겁을 했나봐요. 행여 그러다 아들이 사건사고에 휘말리면 자기 방송 활동도 위태로워지니까요. B의 아들이 다시 외국으로 떠나며 아버지한테 혼나서 앞으론 한국 오기 힘들겠다고 그러더니 정말 그 이후엔 한국에서 한 번도 못 봤어요.”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