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3일 새누리당 한 의원실 보좌진 휴대전화에 대정부질문 관련 웹 발신 문자메시지가 울리자 그가 내뱉은 말이다. 문자는 새누리당 사무처에서 발송한 것. 그는 “사상 초유의 사태다. 국회의원들이 모두 숨죽이고 청와대와 지도부를 엿보는 것”이라며 “대정부질문이 없어질 수도 있겠다”고 보탰다.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최경환 경제부총리. 이종현 기자
“김무성 대표가 ‘당·청 갈등은 없다’고 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정치 분야 질의를 하려면 개헌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그런데 이걸 이야기하면 무대(김 대표) 편이 되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친박 편이 된다. 외교·통일·안보 분야는 삐라 이야기를 비롯한 대북관계, 경색 국면인 대일관계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남은 것은 안전뿐이라 모두 그 이야기할 것 아닌가. 득보다 실이 크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한 의원은 “경제 분야 질의를 하려면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초이노믹스’, 그러니까 재정을 풀어서 경기를 살리는 정책의 결과나 실익을 따져야 하는데 그게 쉽겠느냐”고 반문하며 “최 장관은 같은 동료고, 거기에다 친박계에서는 핵심인데 비판하기가 좀 그렇다. 그렇다고 안 하려면 팥소 빠진 뭐가 되지 않느냐”고 했다.
결국 새누리당 의원 대다수는 박 대통령과 김 대표 사이의 알력싸움을 보고 누구 편도 들기 어렵기 때문에 대정부질문을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꼴이다. 29일에는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직접 시정연설을 한다. 그때 국회 본회의장 분위기를 살펴보면 두 축 간의 전면전 양상에서 소속 의원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란 말이 있다. 시정연설 후 박수 소리, 표정, 이후 누구와 어떻게 인사하는지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선우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