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택. | ||
역대 대통령 중 가장 ‘큰집’에 살고 있는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집은 대지 573.6㎡(약 174평) 정도지만 지하 1층에 지상 2층 양옥으로 용적률이 73.75%에 이른다. 부동산등기부상 소유자는 이희호 여사로 되어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집값은 올 초의 공시지가로 계산하면 17억 3200만 원 선. 하지만 주변 지역의 집들에 비해 새 건물인 점을 감안하면 실거래가는 이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부동산 업자는 “인근 지역에 비슷한 규모의 주택 매물이 40억 원대에 나온 게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등기부 확인 결과 이희호 여사는 퇴임 후 이곳 동교동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7월 며느리 임미경 씨(삼남 김홍걸 씨의 부인)가 은행에서 3억여 원을 대출받을 때 집을 담보로 제공해 3억 7200만 원의 근저당이 설정된 것. 무슨 ‘사정’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해 문의했으나 DJ의 측근인 박지원 의원은 이에 대해 “나도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값은 올 초 공시지가로 12억 8400만 원가량. 이 집이 위치한 곳은 95-4번지와 95-5번지. 95-4번지는 부인 이순자 씨 명의로 되어 있고, 나중에 전 씨 명의로 사들인 95-5번지는 추징금 미납에 따라 지난 2003년 12월 강제경매로 매각된 상태다. 낙찰자는 다름 아닌 전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창석 씨. 이 일대에는 평당 1000만 원 이상에 거래되는 집이 많은 편이라 주변 시세를 감안하면 전 전 대통령 집(95-4, 5)도 30억 원대를 넘어서게 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집도 인근 연희동에 위치해 있다. 올 초 공시지가는 ㎡당 200만 원대.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집이 있는 곳은 실거래가가 평당 1000만 원 이상인 요지라고 한다. 인근 부동산업자는 “매물이 많지는 않지만 최근에 노 전 대통령의 집과 비슷한 규모의 집이 16억 원 선에 나온 게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집(대지 337㎡) 일대는 근래 흑석동 재개발 등의 영향으로 올 초까지 집값이 많이 올랐었다. 올 초 공시지가는 ㎡당 210만 원선. 실거래가도 700만~800만 원 이상 올랐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실물경제 침체로 상승세가 꺾인 상황. 최근의 주변 시세를 감안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집은 실거래가가 13억~14억 원 선으로 평가된다고 한다.
‘노방궁’(노무현+아방궁)이란 한나라당의 공세를 받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집은 총 대지 면적이 3991㎡(약 1207평).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집과 대지 규모만 비교하면 무려 12배에 달한다. 이곳의 공시지가는 ㎡당 13만 2000원(지난 7월 1일 기준)으로 지난해 초 공시지가(2640원)에 비해 50배나 뛴 상태다.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들어서면서 주위가 ‘개발’돼 주변 시세까지 동반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노 전 대통령의 집은 공시지가로만 계산하면 5억 3000만 원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20억 원대 이상의 시세가 형성될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등기부 확인 결과 봉하마을 사저의 소유권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이름으로 되어 있다가 지난 7월 말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 지분의 절반이 ‘증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평등 부부’가 된 셈이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측 김경수 비서관은 “봉하마을로 이사를 가면서 두 분이 함께 살 집이니까 부부가 동등하게 소유하자고 뜻을 모으셨다. 완공 전에 권 여사께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씀하셔서 서류 작업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