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18 기념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
그런데 방문 시기만 명확하지 않을 뿐 여권 안팎에선 노 대통령이 조만간 호남투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호남소외론’으로 이탈하고 있는 호남민심을 달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노 대통령의 ‘호남투어’가 때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호남 민심이 현 정부와 여당에 등을 돌렸다는 것. 단적인 예로 전국 순회에 나선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 등 당 지도부가 지난 23일 첫 방문지인 광주에서 시민단체 대표들과 당원들로부터 신랄한 공격을 받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날 시민단체 대표와 당원들은 “호남이 인사와 정책에서 차별 받고 있다”며 ‘호남소외론’을 제기하며 노 대통령에게까지 불만을 나타냈다. “호남 민심은 우리당을 떠나기 시작한 게 아니라 이미 떠났다.”(김재석 광주 경실련 사무처장) “우리당이 선거가 끝나고 너무 오만해졌다. 시민들 마음은 떠나가고 있는데 정부는 정말 정신을 차려야 한다.”(박경린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본부장) “힘있는 정부부처에서 호남사람들이 물러가고 모두 영남사람뿐이다. 광주를 잘 살게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한 이 지역 국회의원을 갈고 싶다.”(오종석 광주·전남시도통합추진위원회) “당 지도부가 겉으로만 개혁을 한다고 한다.”(열린우리당 당원)
신기남 의장은 이날 “광주 민심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듣고 보니 다시 새롭게 느껴진다”며 “그러나 호남에서 (우리를) 많이 밀어주셨으니까 아무리 얻어맞아도 싸다”고 수습을 시도했지만 불만의 목소리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이를 놓고 노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도 이 같은 불만 어린 목소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무리 노 대통령이 지역발전과 관련해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해도 ‘호남소외론’이 사라지지 않는 한 호남민심을 되돌리기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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