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새누리당과 공무원 노조가 공무원 연금 개혁을 두고 토론을 벌였으나 30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국회 생활이 16년째라는 한 베테랑 4급 보좌관은 “우리까지 소급되겠느냐만은 지금 동생들, 후배들은 분노 게이지가 임계점에 온 것 같다. ‘이 XX, 저 XX’ 하면서 국회의원 연금부터 개혁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악을 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초선 의원실의 5급 비서관은 “공무원연금 개혁하는 건 좋은데 이걸 우리가 하려니 영 마뜩찮다. 영감(의원)도 공무원 출신이라 사정 다 아는데 분위기가 이리 되니 공부를 안 할 수 없다면서 이런저런 자료들을 많이 요구한다”며 “관료 출신 국회의원들은 후배들 밥그릇 이야기니 영 기분이 별로인 듯하다”고 했다.
보좌진들 사이에선 인트라넷 채팅이나 다른 대화창을 통해 이런저런 정보를 교환하고 공무원연금 개혁 진행 방향을 조금이라도 덜 불리하게 끌어가려 노력하고 있다. 일부 보좌진은 부양 부모가 있는지 여부, 자녀의 수, 소유재산에 따라 연금 수급액과 기여금 납부액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고, 일부는 공무원연금만 가지고 죄인 취급 말고 군인연금, 사학연금까지 모조리 손대야 한다고, 일부는 연말까지 초고속 개혁안을 만들지 말고 장기 플랜으로 가도록 방향을 잡자는 이야기까지 공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국회 보좌진은 별정직으로 20년을 채운 뒤 일정 나이가 되면 연금을 받게 돼 있다. 하지만 4년마다 벌어지는 총선에서 모시던 의원의 행방에 따라 공무원 생활 지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어 공무원 중에서도 불안정한 직군에 속한다. 그래서 더욱 불만이 크다.
최근 4급으로 승진 이동한 한 보좌관은 “보좌진이 갑 중의 갑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피감기관이나 관리기관에서 접대 골프나 상품권 등 불미스런 일들도 생긴다”면서 “그럼에도 연금을 믿고 유혹을 이겨내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만약 선배들보다 더 내고 덜 받는 구조가 되면 그런 나쁜 일(비리)들이 더 많이 횡행하는 것 아니냐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박근혜 정부와 집권 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렇게 내부 저항도 만만찮아 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근 공무원을 달래가면서 개혁하자는 한 국회의원 이야기가 나오자 의원실에서는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들렸다. 식구부터 달래라는 것이다.
선우완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