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그랩은 ‘돌멩이 균형잡기의 달인’이다. 어떤 모양이든 어떤 크기든 상관없다. 그의 손이 닿으면 마치 마법처럼 돌멩이들이 서로 붙은 채 떨어지지 않는다. 마치 풀로 붙여놓은 것처럼 말이다.
‘그래비티 글루’라는 명칭의 프로젝트인 자신의 작품을 가리켜 그랩은 ‘명상적인 돌멩이 정렬’이라고 부른다. 2008년부터 돌멩이의 균형을 잡고 있는 그랩은 그의 작품이 자신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에게 특별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가령 신비롭고 평화로운 느낌, 즉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돌멩이들을 쌓는 데 필요한 요소들로는 인내심, 적응력, 느린 호흡, 떨리지 않는 손,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또한 돌멩이의 균형을 잡는 비밀은 바로 어느 돌멩이에나 있는 여러 개의 ‘홈’에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최소 세 개의 홈, 즉 ‘접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접점’ 역할을 하는 돌멩이의 홈들을 서로 잘 맞물리면 마치 레고 블럭을 끼우듯이 서로 맞물려 안 떨어진다는 것이다.
돌멩이들의 접점을 찾기 위해서 그는 일종의 ‘돌멩이들을 알아가는’ 작업을 한다. 돌멩이들을 서로 맞대고 이리저리 굴리면서 진동을 느끼다 보면 어느 지점에선가 딸깍하거나 맞물릴 때가 있다는 것이다.
왜 돌멩이 균형을 잡는 데 이렇게 열심이냐는 질문에 그랩은 “기분을 느긋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풀고, 즐기고, 무언가를 창작하고, 배울 수 있는 재미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