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뉴시스 | ||
지난 24일 오전 0시를 기점으로 국내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된 확진환자는 1093명으로 늘었다. 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인원은 102명이며 자택 격리자는 295명이다. 그동안 완치된 환자로는 병원에서 666명, 자택에서는 30명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환자기준에 맞지 않아 미분류됐으나 감염예방을 위해 격리 치료한 무증상감염자는 총 4명으로 신고접수에 포함됐다.
만약 신종플루에 감염됐다고 의심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의심스러운 증상이 보인다면 외출하지 말고 집에서 쉬면서 보건소에 알리고 7일간 조치를 받아야 한다. 신종플루 발병 후에 최대 7일까지 전염기가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보건소에서는 신종플루 감염자인지에 대해 검사를 하고 만약 확진환자로 판명나면 자택 격리나 병원 격리 치료 둘 중에서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고 결정하게 된다.
발병 후 48시간 안에 타미플루를 투여하며 격리 치료를 하고 보통 일주일 정도면 완치가 되고 있다. 질병관리센터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사망자 및 위독한 환자가 없다”며 “대부분 발열, 콧물, 인후통, 기침 등의 감기 증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조기 치료를 통해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신종플루는 중간 정도의 위험성을 가진 인플루엔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것은 일반적인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와 비슷한 위험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망에 이르는 치사율에 있어서는 신종플루가 높다. 독감이 1000명당 2명인 데 반해 신종플루는 1000명당 4명이다. 더구나 현재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점과 대다수의 인구군에서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성이 없어 감염의 위험이 높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편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국의 신종플루 감염자 수가 적은 것은 외국에서 유입된 환자들의 통제가 지금까지 잘 되어서 지역 사회 내 발병을 최소화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쉽게 병원을 찾을 수 있는 국내 의료제도도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 적기에 치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이러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에 아직 국내에서 사망자는 물론 중증으로 발전한 환자가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지금의 확산 속도로는 지역 사회 내 2차 감염을 막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센터는 24일 현재까지 외국 입국 감염자 636명과 확진환자 긴밀접촉자 151명,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284명으로 집계했다. 이 중에서 지역 사회 감염이 계속 늘고 있어 대규모 확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5%인 250만 명분의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를 확보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보건 당국은 11월까지 국민의 27%인 1336만 명분을 추가로 확보해 신종플루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대상자를 선별할 계획이다.
신종플루에 대한 백신 개발은 현재 시제품 개발 상태이며, 2~6개월간의 임상연구가 시행된 뒤 안정성이 확인돼야 접종이 가능하다. 그 시기는 올해 말쯤이 될 것으로 백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플루의 확산이 앞으로 주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환경이 여름철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신종플루가 살기에 적당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학생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집단생활을 하지 않게 된 것도 감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올라가면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름이 깊어질수록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는 환경은 안 좋아진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사회 내 2차 감염이 증가하고 있고 인플루엔자의 특성상 어떠한 변종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 긴장의 끈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더구나 겨울철을 맞이한 남반구에서 북반구보다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것이 관찰되고 있어 이 상태로 10월 이후가 된다면, 북반구에서도 지금보다 빨리 전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신종플루 공포가 확산됨에 따라 직장인들의 생활패턴도 변하고 있다. 회식을 하는 경우 찌개, 고기 등 수저를 사용해야 하는 한식류 식당보다 개인별로 음식이 제공되는 양식당에서 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술도 잔을 돌릴 가능성이 없는 와인으로 대체되고 있는 분위기다. 예전에는 무작정 가기 위해 줄을 섰던 외국 출장 인기도 바닥에 떨어졌다. 공기업에 근무하는 A 씨(30)는 “지난해만 해도 출장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출장 자리가 생겨도 먼저 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이윤구 기자 trus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