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엽 한국전기연구원 원장(우)과 성규동 (주)이오테크닉스 대표이사(좌)가 기술이전 협약서를 상호 교환하고 있다.
[일요신문]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 펨토초 레이저 기술이 국내기업에 이전됐다.
미래창조과학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이상천) 산하 전기전문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원장 박경엽)은 26일 최첨단 산업용 레이저 광원인 ‘펨토초 레이저 소스 기술’을 ㈜이오테크닉스에 이전키로 하고 기술이전 계약 조인식을 가졌다.
한국전기연구원 박경엽 원장, 이오테크닉스 성규동 대표 등 양 기관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펨토초 레이저는 10-15초(1000조 분의 1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의 폭을 갖는 펄스(pulse)를 발생시키는 레이저다.
이 극초단 레이저를 초미세 가공 분야에 적용하면, 충격파에 의한 왜곡이나 표면의 파편 잔해 발생, 열에 의한 주변 재료 변질이나 미세 크랙 발생 등의 부작용 없이 초미세 가공이 가능하다.
최근 각 부품이나 제품의 소형화 및 정밀화 추세와 더불어, 화학적 오염물질을 부산물로 가지는 노광기술 대신 환경 친화적이면서 초미세 영역에서의 가공이 가능한 새로운 기술 개발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에서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 초미세 그린 가공 시스템은 NT, BT, IT, 에너지, 환경 산업의 초미세 영역 가공에 매우 적합한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비해 현재 국내 레이저 산업은 매우 취약하다. 대부분의 레이저를 해외에서 수입하여 레이저 응용장비 제작에 적용하고 있다.
차세대 레이저인 펨토초 레이저의 경우 이제 막 산업용 장비에 도입하려는 단계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도 펨토초 레이저는 기초 연구를 목표로 하고 있어 크기가 크고 비싸다.
펄스 반복율도 낮아서 생산성이 낮고 장시간 동작 안정성이 나빠서 의료 및 산업현장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서울시가 지원한 러시아와의 합작연구센터인 한국전기연구원 RSS(Russia Science Seoul) 센터(센터장 강욱)는 서울시에서 지자체 최초로 시행한 지역연구개발사업인 ‘서울시 R&D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산업에서 직접 활용이 가능한 최첨단 레이저 광원인 펨토초 레이저 광원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RSS센터를 통해 러시아의 광학 기술과 KERI가 그동안 축적해 온 원천 레이저 설계 기술 및 모듈제작 기술, 레이저 제작 및 안정화 기술, 상용화기술 등을 접목해 맞춤형 펨토초 레이저 및 가공 시스템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이는 연구 단계 수준에서 한층 진화된 것으로 상업용으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고출력 극초단 레이저 시스템 기술이다.
크기가 작고 장시간의 동작이나 장비를 결합했을 때에도 1% 이하의 출력 안정도를 갖춰 신뢰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개발된 기술을 통해 생성되는 펨토초 레이저는 펄스폭 180 펨토초, 최대 평균 출력 10와트(W), 반복율 500킬로헤르츠(kHz·1,000헤르츠)의 특징을 나타낸다.
펄스 반복율 및 평균 출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장시간 동작 안정성이 매우 우수하다. 향후 초미세 가공이 요구되는 산업현장에 직접 적용될 수 있다.
KERI 박경엽 원장은 “이번 기술개발과 기술이전은 그동안 연구실 수준에서 확인된 우수한 연구결과들을 산업현장에서 구현 가능한 수준의 최첨단 레이저 기술로 최초 개발함으로써 초미세 레이저 가공장비 시장의 문을 열게 됐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특히 빈약한 국내 레이저 산업을 국제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레이저 분야 미래 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KERI는 이 기술을 착수기술료(Initial payment) 및 최저 경상기술료(Running royalty)를 포함해 10억 원에 기술 이전한다.
이미 올 상반기 기술이전 돼 상용화를 추진 중인 한빛레이저에 이어 또 한 번 이뤄진 큰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