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지난달 말 새로 개관한 경기 하남시 역사박물관이 부실 투성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시에 따르면 2012년 12월 공사에 착공, 올 7월 완공된 하남역사박물관은 국·도비 등 169억 원의 예산을 들여 덕풍3동 694의1 일원 4125㎡ 부지에 지하2층·지상3층 규모로 건립됐다.
상설전시실은 지상2~3층으로 3층은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 2층은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시대까지 시와 관련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1층에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기획전시실과 어린이체험실 및 휴게실을 만들었다.
전시 유물은 총 1150여점으로 선사시대 빗살무늬토기와 민무늬토기를 비롯해 이성산성에서 출토된 성벽, 목간과 고려시대 철조석가여래좌상, 금동불상, 청자, 명문기와 등 모두 하남시에서 출토된 것들이다.
그러나 박물관 건물 일부에서 누수와 지반침하 등의 현상이 생겨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실제 지하1층 세미나실의 경우 집중호우 시 누수현상이 심하게 발생, 긴급보수가 필요한 형편이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건물 뒤 태양광 발전판이 세워진 부지에는 지반침하로 의심되는 물웅덩이가 생겨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특히 박물관 건물 주 출입로 좌·우측에는 각각 93.17㎡와 23.17㎡ 크기의 수(水)공간이 배치돼 있어 온·습도에 민감한 전시유물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게다가 이마저도 물 순환 자동조정장치가 설치 직후부터 고장이 나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항온·항습이 무엇보다 중요한 박물관 전면에 수 공간을 마련한다는 발상이 어떻게 나왔는지 긍금하다”며 “이는 한마디로 무지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수 공간 확보의 문제점 등을 설계회사 측에 전달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이를 가동하지 않는 것이 유물 관리에 있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제기된 하자 해결을 위해 시공사에 보수공사를 독촉할 계획”이라며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8000여만 원에 달하는 시공사 미지급금을 가지고 보수공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역사박물관은 2004년 6월 덕풍1동 옛 하남시청사 한 켠에 공간을 따로 조성, 최초 문을 열었으며, 10년만인 지난달 30일 덕풍3동으로 이전 신축 개관됐다.
이성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