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 | ||
이 블로그에는 국내 저명인사들의 부동산 매입을 증명하는 계약서와 계약 위임장 사본 등 구체적인 문건과 각종 자료들이 함께 공개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거물급 인사들의 해외 부동산 거래 실태가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한꺼번에 대거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 저명인사들은 2005년 해외부동산 취득 관련 규제가 완화되기 전에 부동산 거래를 했다는 점에서 외환관리법 위반 등 불법 거래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블로그에 공개된 인사들 외에 또 다른 정·관계 거물인사 등 사회 저명인사 다수가 미국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파문은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전·현직 국회의원과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 일가, 변호사, 교수 등 사회지도층 인사 상당수가 미국내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관계와 재계 등 사회 고위층 인사들을 초긴장 모드로 몰아넣고 있는 미국발 ‘부동산 X파일’ 속으로 들어가 봤다.
최근 공개된 안치용 씨의 블로그가 정·관계와 재계를 뒤흔드는 메가톤급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일가를 비롯해 이명박 정부 전 청와대 수석, 현직 의원, 재벌그룹 전·현직 회장 등 거물급 인사들이 미국에서 부동산을 거래한 내역이 증거 자료와 함께 상세하게 공개됐기 때문이다.
안 씨는 <일요신문>과의 전화통화 및 이메일 서신(인터뷰 기사 참조)을 통해 “블로그에 올려진 자료는 동일인 검증이 끝난 상태고, 공개된 자료는 정부기관에 비치된 자료로 믿을 수 있다”며 문건 취합의 적법성 및 자료의 신빙성을 강조했다.
현재까지 ‘시크릿 오브 코리아’에 올라온 자료는 모두 230여 건에 달한다. 이 중 국내 저명인사들과 연관된 부동산 거래 및 관련 서류만도 30여 건이 넘는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와 관련된 서류는 모두 15건으로 미국 부동산 쇼핑 내역 및 주택 소유권 내역 등이 구체적으로 실려 있다. 전 재산이 29만 원밖에 없다고 주장했던 전 전 대통령의 둘째 며느리인 탤런트 출신 박상아 씨는 2003년 조지아주에 소재한 단독주택(당시 시가 36만 5000달러)을 매입했다가 이듬해 40만 3800달러에 매도해 4만 달러 정도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박 씨는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오다 2003년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씨는 장인인 신명수 전 동방유량 회장의 도움을 받아 뉴욕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수 차례에 걸쳐 100만 달러대의 고가 부동산을 거래했다. 노 씨는 수상한 부동산 거래로 100만 달러 이상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신 전 회장의 경우 4000억 원대에 달하는 ‘노태우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지난 97년에 ‘비자금 운영자’로 지목받아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부동산 파문이 꺼져가던 ‘노태우 비자금’ 사건에 다시 불을 지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돈인 신명수 전 동방유량회장의 부동산 쇼핑관련 문건. | ||
안 씨의 블로그에는 전직 대통령 일가 외에도 현직 의원과 전직 청와대 고위관계자 등 현 정권 인사들과 관련된 서류도 15건 정도 올라와 있다.
특히 현 정부 초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김병국 전 수석의 경우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9건의 글과 자료가 공개돼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김 전 수석은 현 정부 초대 청와대 수석으로 발탁됐을 당시에도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그는 유학생 신분이었던 지난 83~87년 뉴욕에서 자신과 동생 명의로 무려 4건의 부동산을 매입한 바 있고, 비슷한 시기에 보스턴에서도 5건의 콘도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학생은 한 채만 집을 구입할 수 있었던 당시 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부동산 거래로 불법 거래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수석은 부동산 불법 거래 논란과 더불어 국적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그가 보스턴에서 부동산을 구입할 당시 제출한 ‘AFFIDABVIT’(선서 진술서)가 블로그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당시 김 전 수석은 선서 진술서에서 “나는 외국인이 아니다(I AM NOT A FOREIGN PERSON)”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김 전 수석이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 시민권자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 일자 청와대는 해명자료를 내고 적극적인 진화에 나섰다. 9월 15일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김 전 수석은 지난 1987년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1988년에는 군에 입대해 국방의 의무도 마쳤다”고 주장했다.
전직 대통령 일가를 비롯한 국내 저명 인사들의 미국 부동산 거래는 거물급들의 비자금 해외 은닉 의혹과 외환관리법 위반, 탈세 및 불법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에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미국 부동산 거래는 꺼져가던 수천 억대 비자금 사건과 맞물려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고, 김병국 전 수석의 경우 해외 부동산 투자가 허용되지 않았을 때라는 점에서 외환관리법 위반 등 불법 거래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외환거래법상 해외 부동산 매입 자금은 2000년까지는 10만 달러, 2001년 30만 달러, 2005년 50만 달러로 제한되다 2006년에 한도가 없어졌다. 투자 목적으로 해외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도 2006년 5월부터 가능해졌다.
안 씨의 블로그에 공개된 저명 인사들 외에 미국에서 부동산을 거래한 거물급 인사들이 조만간 추가로 공개될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드러난 건 조족지혈에 불과하고 이른바 미국발 ‘부동산 X파일’ 파문이 한국내 지도층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화약고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안 씨는 전·현직 국회의원과 국내 굴지의 재벌그룹 일가, 변호사, 교수 등 지도층 인사들의 미국내 부동산 거래 내역을 확보하고 공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 씨는 기자와 수차례의 전화 통화 및 이메일 서신 교환을 통해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저명 인사들의 부동산 거래 실태를 공개했다. 정치권 인사 중에는 한나라당 H 의원 일가, 민주당 L 전 의원이 대표적이고, 국내 유력 언론사 사주 일가도 포함됐다.
S, H, L, D 그룹 등 국내 굴지의 재벌그룹 다수가 미국내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고, 일부 재벌그룹은 총수 일가 외에 임원들도 ‘부동산 X파일’ 그물망에 걸려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밖에도 중견그룹 오너 일가를 비롯해 변호사, 교수, 병원장 등 사회 지도층 인사 다수가 ‘부동산 X파일’ 리스트에 올라 있다. 안 씨는 “최근에 구입한 부동산 거래 내역에는 재벌그룹 일가들이 많다”며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사실만 알려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안 씨의 블로그가 공개된 이후 미국내 한인사회 주변에서는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일가의 미국 부동산 보유설 의혹이 재부상하고 있다. 생전에 비자금 사건 등 숱한 구설수와 각종 의혹에 시달려 온 DJ가 서거한 만큼 ‘DJ 비자금’ 의혹과 맞물린 DJ 일가의 미국내 부동산 보유설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조짐이 일고 있다. 미국내 보수 한인단체 일각에서는 DJ 친인척과 측근들이 부동산 등 재산을 놓고 물밑 암투를 벌이고 있다는 미확인 소문도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안 씨의 블로그 공개로 촉발된 국내 거물급 인사들의 미국내 부동산 거래 실태가 미국발 ‘부동산 X파일’ 파문으로 확전되면서 폭발력이 강한 메가톤급 핵뇌관으로 진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안 씨가 추가로 확보한 ‘부동산 X파일’을 공개하거나 DJ 일가의 미국내 부동산 보유설이 공개적으로 거론될 경우 한국 사회는 그야말로 미국발 ‘부동산 X파일’ 쓰나미로 격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
▲ 국내 거물급 저명인사들의 미국 부동산 거래 내역을 공개한 재미교포 안치용 씨. | ||
미국발 부동산 X파일 키맨
재미 블로거 안치용씨 인터뷰
“노건호 찾다가 노재헌 꼬리 잡아”
“사실이 아니라면 증거를 보여달라
재미 블로거 안치용 씨가 국내 언론계 뉴스메이커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일가를 비롯한 국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미국 부동산 거래 실태 등이 상세하게 게재된 안 씨의 블로거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신문사와 방송사 기자 경력이 있는 안 씨가 뉴욕에서 국내 저명 인사들의 부동산 거래 내역을 공개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또 공개된 자료와 문건들의 신빙성은 어느 정도일까. 공개된 저명 인사들 외에 미공개된 거물급들의 부동산 거래 내역은 없을까.
안 씨의 블로그가 공개된 이후 미국발 ‘부동산 X파일’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안 씨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도 높아지고 있다.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안 씨와 수 차례 전화통화 및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블로그 내용과 안 씨에 대한 궁금증을 들어봤다.
―블로그에 국내 거물급 정·재계 인사 10여 명의 미국 ‘부동산 쇼핑 리스트’를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린 이유나 배경이 있다면.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생각해 글을 올렸다. “조금은 독해야 세상이 변한다. 단 내 생활이 허용하는 만큼만”이란 신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미국도 의외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가 많다. 내가 조금 더 깊게 접근해 봤고, 소위 지도층 인사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의 자료가 있어 공유하고자 글을 올리게 된 것이다.
―뉴욕에 거주하는 교포로 알려졌는데 간단히 자신의 소개를 해 달라.
▲그동안 ‘뉴욕에 거주하는 재미동포’라고만 답변해 왔는데 이제 뉴욕에서도 모두 알게 돼 더 이상 이런 답변이 안 통하는 것 같다. 나는 부산대 사회학과 85학번으로 91년 9월 모 지방지 기자로 시작해 국내 모 방송사에서 5년간 기자로 일했다. 그후 뉴욕의 모 한인방송국에서 6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아 대충 여기 가면 어떤 정보가 있겠구나’ 하는 감은 잡았지만 매일 매일 데일리 오퍼레이션으로 깊이 접근할 수가 없었다. ‘1시간만 더 있다면 밝힐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번에 집중적으로 접근해 봤다.
―블로그를 언제부터 운영했나.
▲블로그는 왕초보다. 지난 8월 22일 블로그를 개설했지만 너무 미숙해 아직 비밀 댓글다는 방법조차 모른다. 그래서 블로그 디자인이나 운영 등이 너무 엉성한 상태다.
―블로그에는 ‘부동산 쇼핑 리스트’ 외에도 국내 정치 비사 등 민감한 사항도 상당수 올라와 있던데.
▲당초 김형욱 실종사건에 대해 실체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자료를 뒤지면서 부동산을 검색하게 됐다. 따라서 부동산 자료도 있지만 미 국무부나 CIA, 연방의회 등의 자료를 사실은 더 많이 뒤졌다. 또 미국 국가 차원의 사이버보안대책 등을 담은 문서도 20여 건 올렸는데 이 문서들은 한국의 사이버보안 등에도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하나 여담이지만 내가 부동산이나 음흉한 사건만 파헤치는 게 아니다. 블로그를 보시면 알겠지만 미국에서 영화 해운대를 본 소감이라든가 이런 일상의 이야기들도 담고 있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 씨가 국내 언론계 뉴스메이커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일가를 비롯한 국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미국 부동산 거래 실태 등이 상세하게 게재된 안 씨의 블로거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신문사와 방송사 기자 경력이 있는 안 씨가 뉴욕에서 국내 저명 인사들의 부동산 거래 내역을 공개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또 공개된 자료와 문건들의 신빙성은 어느 정도일까. 공개된 저명 인사들 외에 미공개된 거물급들의 부동산 거래 내역은 없을까.
안 씨의 블로그가 공개된 이후 미국발 ‘부동산 X파일’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안 씨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도 높아지고 있다.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안 씨와 수 차례 전화통화 및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블로그 내용과 안 씨에 대한 궁금증을 들어봤다.
―블로그에 국내 거물급 정·재계 인사 10여 명의 미국 ‘부동산 쇼핑 리스트’를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린 이유나 배경이 있다면.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생각해 글을 올렸다. “조금은 독해야 세상이 변한다. 단 내 생활이 허용하는 만큼만”이란 신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미국도 의외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가 많다. 내가 조금 더 깊게 접근해 봤고, 소위 지도층 인사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의 자료가 있어 공유하고자 글을 올리게 된 것이다.
―뉴욕에 거주하는 교포로 알려졌는데 간단히 자신의 소개를 해 달라.
▲그동안 ‘뉴욕에 거주하는 재미동포’라고만 답변해 왔는데 이제 뉴욕에서도 모두 알게 돼 더 이상 이런 답변이 안 통하는 것 같다. 나는 부산대 사회학과 85학번으로 91년 9월 모 지방지 기자로 시작해 국내 모 방송사에서 5년간 기자로 일했다. 그후 뉴욕의 모 한인방송국에서 6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아 대충 여기 가면 어떤 정보가 있겠구나’ 하는 감은 잡았지만 매일 매일 데일리 오퍼레이션으로 깊이 접근할 수가 없었다. ‘1시간만 더 있다면 밝힐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번에 집중적으로 접근해 봤다.
―블로그를 언제부터 운영했나.
▲블로그는 왕초보다. 지난 8월 22일 블로그를 개설했지만 너무 미숙해 아직 비밀 댓글다는 방법조차 모른다. 그래서 블로그 디자인이나 운영 등이 너무 엉성한 상태다.
―블로그에는 ‘부동산 쇼핑 리스트’ 외에도 국내 정치 비사 등 민감한 사항도 상당수 올라와 있던데.
▲당초 김형욱 실종사건에 대해 실체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자료를 뒤지면서 부동산을 검색하게 됐다. 따라서 부동산 자료도 있지만 미 국무부나 CIA, 연방의회 등의 자료를 사실은 더 많이 뒤졌다. 또 미국 국가 차원의 사이버보안대책 등을 담은 문서도 20여 건 올렸는데 이 문서들은 한국의 사이버보안 등에도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하나 여담이지만 내가 부동산이나 음흉한 사건만 파헤치는 게 아니다. 블로그를 보시면 알겠지만 미국에서 영화 해운대를 본 소감이라든가 이런 일상의 이야기들도 담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일가를 비롯한 전직 고위관료, 전·현직 재벌 총수 등과 관련한 서류들도 블로그에 게재돼 있던데.
▲미국 부동산 자료에는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이들이 법인 등을 설립할 경우에는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전두환 전 대통령 아들 전재용 커플의 경우 박상아 씨가 존 케리에게 후원금을 낸 서류를 찾아서 그 서류에 기재된 부동산 주소를 역검색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부분은 이미 2004~2005년경 언론에 한 차례 공개됐지만 정확한 자료를 알려드리기 위해 블로그에 올렸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돈 신명수 전 동방유량 회장의 경우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 씨를 알아보다가 찾아냈다. 노 씨 성은 대부분 ‘ROH’로 표기하는데 노재헌 씨는 ‘RO’를 사용해 찾기가 쉽지 않았다. 노재헌 씨를 찾은 다음 노 씨의 서류를 더듬어서 하우스이글을 찾았으나 단서가 없었고, 두 번째 집에서 하우스이글의 대표가 ‘M S SHIN’이란 대목을 찾았고 이 집의 위임장에서 하우스이글 디렉터가 ‘RO JAE HUN’으로 기재돼 신명수·노재헌임을 알았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 씨의 경우 블로그에서 밝힌 대로 현재 서류상으로 그 콘도와는 전혀 관계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 콘도 전체 입주자 현황은 한국으로 말하면 일종의 공시지가 열람표 같은 자료를 통해 입수했다.
―실명으로 거론된 인사 중 항의나 해명은 없었나.
▲아직 한 분도 항의한 사람은 없었다. 단 한 분이 이니셜 처리를 요청했지만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공개된 리스트 외에 추가로 확보된 국내 거물급 인사들의 ‘부동산 X파일’을 가지고 있나.
▲동명이인이 아니고 정확히 확인된 재계 인사들의 자료가 있다. 100% 확인되지 못한 인사들의 자료도 조금 있다. 지금도 계속 검색 중인데 재계와 재벌 패밀리 등이 많다. 정계 인사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본인 명의보다는 자녀나 가족, 또는 조금 더 생각을 많이 하신 분들은 법인 명의로 했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학교수, 병원장, 변호사도 있다.
―앞으로도 국내 거물급 인사들의 부동산 쇼핑 실태를 계속 고발할 생각인가.
▲현재 자료검색과 블로그 등록 등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다. 축적된 자료가 좀 있어서 현재는 사실은 블로그를 통한 공개에 시간이 더 투입되는 실정이다. 앞으로도 발견해서 검증되는 대로 계속 블로그를 통해 공개할 생각이다.
―증거 자료를 취합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어떤 방법으로 자료를 취합했나.
▲증거자료 취합은 온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했다. 미국 50개 주 또한 수천 개의 지방정부마다 방침이 다르기 때문에 검색지역에 따라 다른 방법이 동원된다. 일부는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기도 하고, 일부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일정액을 지방정부에 결제한 뒤 바로 서류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검색 자체가 되지 않으므로 지자체 등기소를 방문해 등기소 내에 비치된 검색 컴퓨터를 통해 해당 자료를 검색한 뒤 다시 문서고에서 자료를 찾아 복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자료에 대한 접근성은 높으나 결국은 시간과 돈, 그리고 지치지 않고 몇날 며칠이 걸리더라도 자료를 찾으려고 하는 끈기, 이 세 가지만 있으면 누구나 찾을 수 있다.
―공개된 자료의 신빙성은.
▲공개된 자료는 정부기관에 비치된 자료이므로 믿을 수 있다. 동일인 여부는 정부기관 자료에서 불가피하게 노출된 한국주소 등을 통해 한국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동일인임을 검증했다. 현재 블로그에 올린 자료는 동일인 검증이 다 끝난 상태다.
―국내 거물급들의 미국 내 부동산 소유 문제와 관련한 불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나.
▲이런 말을 하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절망감, 그리고 거대한 장벽 같은 것을 느꼈다.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본 듯하다고나 할까. ‘아, 이렇게 국민을 무시할 수 있을까’ 그리고 재벌가의 경우 직계 가족이 아닌 경우에도 이런 사례가 많은 것을 보고 ‘아,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구나’ 하는 장벽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김병국 전 수석의 미국 국적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가 ‘사실과 다르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했는데.
▲내 블로그의 원칙은 ‘NO EVIDENCE, NO STORY’다. 김 전 수석의 부동산 매입서류를 보다가 한 부동산과 관련된 많은 서류 중 이 문서를 입수한 것이다. 이 문서를 제시하고 미국국적 의혹설을 제기했던 것이다. 나도 청와대의 해명이 맞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아무런 증거제시 없이 21년 전인 1987년에 시민권을 포기했다고만 해명했다. 청와대가 증거를 제시해 주기를 바란다. 그러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다. 시민권 문제는 본인 외에는 알기 힘든 내밀한 문제다. 나는 김 전 수석 본인이 공증받아 제출한 문서를 제시한 것뿐이다. 김 전 수석이 시민권을 포기했다면 시민권 포기 관련 문서를 공개해 논란을 매듭지어 주기를 바란다.
―이 문제로 김 전 수석이나 청와대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은 있나.
▲청와대 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으며 김 전 수석도 연락이 없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