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인 교문 방향은 한자로, 학생회관 방향은 한글 청동 현판으로 각각 제작했다.
도서관 한자 현판은 유당(惟堂) 정현복(鄭鉉輻; 1909-1973)선생의 작품이고, 한글 현판과 ‘일반열람실’ 현판은 여속(如粟) 정의림(鄭義霖)씨의 작품이다.
정현복 선생은 진주지역에서 활동하며 국전심사위원, 초대작가 등을 역임했던 유명 서예가로서 한시와 국악에도 조예가 깊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예대가 소헌(紹軒) 정도준 씨가 그의 차남이기도 하다.
‘촉석루’ 현액과 주련을 쓰는 등 많은 서예작품을 남겼다. 특유의 호방함과 거침없는 성격이 글씨에 잘 나타나 있다는 평이다.
제4대 도서관장(1960-1964)을 역임한 정좌용(鄭佐容, 임학과) 교수가 재임 시 유당선생과 친분이 깊어 1960년경에 받아둔 글씨가 이제야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아들 정도준 씨는 경상대학교 정문의 교명과 교훈인 ‘개척(開拓)’을 썼다. 따라서 부자가 나란히 경상대학교에 작품을 남기게 됐다.
또 여속(如粟) 정의림(鄭義霖) 씨는 하동의 ‘남명선생장구지소(南冥先生杖屨之所)’등을 썼으며, 현재 한국서도예술협회 회장, 한국미협 이사로 있는 중견작가다.
허권수 도서관장은 지난 3일 오전 11시 글씨를 희사한 정의림 씨를 도서관장실로 초청해 감사패를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도서관 6층에 있는 박물관(관장 조영제)에서도 지난 11월 21일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은초(隱樵) 정명수(鄭命壽; 1909-1999)선생의 글씨로 현판을 교체해 달았다.
은초는 진주에서 활동한 대표적 서예가로 현액 등 큰 글씨를 잘 썼는데, 촉석루 ‘남장대(南將臺)’, ‘비봉루(飛鳳樓)’ 등 많은 현액 작품을 남겼다.
이로써 경상대학교는 도서관 건물을 진주 출신 유명 서예가의 작품으로 현판을 모두 교체해 도서관·박물관을 방문하는 이용자에게 보다 나은 학교 이미지를 제공하게 됐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