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부부싸움 후 아내들은 다음 날 밥을 차려주지 않거나 도시락을 싸주지 않는 행동으로 분풀이를 하곤 한다.
그런데 ‘도시락 천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경우, 일부러 도시락을 이용해 ‘맛있는 복수’를 하는 아내들이 많다. 실제로 일본 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오늘 남편에게 도시락으로 통쾌한 복수했다”는 게시물이 종종 올라온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흰쌀밥 위에 김으로 메시지를 담는 것. 커다랗게 ‘바보’ ‘멍청이’라고 적은 것도 있고, ‘당신 반성하세요’ ‘나 화났어!’ 등 다소 시간이 걸릴 만한 메시지를 쓰기도 한다. 글씨 외에 김으로 바퀴벌레나 지네 등을 표현해 식욕을 감퇴시키는 작전을 펼칠 때도 있다.
요리 실력자라면 좀비, 귀신과 같은 ‘캐릭터 도시락’을 만든다. 붉은색 케첩으로 피까지 정교하게 표현해 보기만 해도 섬뜩할 정도. 이후 도시락을 열었을 때 남편의 얼굴은 보지 않아도 빤한 일이다. 또 밤새 성인영화를 본 남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성인용 도시락’을 만든 일본 주부도 있었다. 주먹밥과 방울토마토를 이용해 가슴 부분을 강조하고, 소시지로 남성의 성기를 표현한 음란 도시락이다. 이 여성은 “남편이 동료들에게 도시락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는 글을 함께 게시했었다.
‘남편을 괴롭히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이 같은 ‘맛있는 복수’에 일본 남편들은 무심코 웃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 이를 계기로 부부가 화해했다는 에피소드도 많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