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수백 명 강제탈퇴, 공동구매 수수료 의혹 등 ‘송사모’ 매니저의 불투명한 운영에 대해 회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2011년 4월 개설된 송사모의 회원 수는 약 1만 8000명에 이른다. 송도 신도시의 인구가 8만 5197명(2014년 11월 기준)이 넘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인구의 21%에 달하는 인원이 가입한 거대 커뮤니티다. 구성원은 주로 육아 ‘맘’들이다. 신도시의 특성상 지역 정보가 부족한 ‘맘’들은 육아, 가사에 대한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해 송사모에 가입해왔다. 지난 인천 송도 어린이집 사건 발생 당시, 인천 지역 시민단체, 육아 커뮤니티는 거리로 나가 시위를 벌였다. 이에 송사모 회원들도 오프라인상 공동행동을 요구했으나 어린이집에 관한 글은 정치적인 성향을 띤다는 이유로 삭제됐고, 수백 명의 회원들은 ‘강제 탈퇴’와 ‘활동 중지’를 당했다. 그러던 지난 25일, 매니저 A 씨의 불투명한 카페 운영에 대한 회원들의 누적된 분노가 폭발했다. 수백 건의 댓글로 ‘불통’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기자가 만난 송사모 회원들은 A 씨의 카페 운영 방식에 대해 숱한 의혹을 제기했다. 설립 초기만 해도 단순히 정보 공유를 위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였지만 지금은 개인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의혹이 그것이다.
송사모 전 회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매니저가 공동구매를 진행하면서 제휴업체와 개인사업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아왔음에도 이를 철저히 숨긴 점, 이를 통해 받은 수수료의 사용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 자신과 다른 의견 또는 이의를 제기하는 회원을 카페에서 영원히 배제시킨 점 등이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A 씨는 카페 운영권을 양도받자마자 기존의 스태프들을 제명하기 시작했다. 홀로 카페를 운영하면서 제휴업체와 개인사업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아온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한 몫’을 챙겼다는 의혹이 나온 게 바로 이때다. 최근 강제 탈퇴당한 한 회원은 “매니저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80회 이상의 공동구매와 110여 건의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공동구매 당시 제휴업체로부터 3개월마다 30만~40만 원을 받았고, 개인판매자로부터는 일정한 커미션(일주일 동안 홈페이지 노출 광고비 5만~1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매니저는 개인과 기업에 상관없이 5만~10만 원(일주일 기준)의 이벤트 수수료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A 씨와 공동구매 제휴 이벤트를 진행했던 업체 관계자는 “보통 관행상 판매금액의 10%를 수수료 명목으로 매니저에게 지급한다”라고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일부 회원들은 송사모의 공동구매를 위한 업체 선정이 전적으로 A 씨의 ‘의중’에 따라 결정된다고 전했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9월 당시 제휴업체의 수수료는 15만 원이었다. 한 달에 5만 원씩 3달분을 일시불로 매니저에게 ‘선’ 입금하는 방식이었다. 매니저가 A 씨로 바뀌면서 협력업체들은 지금은 한 달 기준으로 15만 원씩 총 45만 원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식 제휴업체로 지정될 수 없어 지역 ‘맘’들에게 홍보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숱한 의혹의 당사자 매니저 A 씨의 입장은 어떨까. 그는 지난 19일 A4용지 한 장을 통해 입장을 전했을 뿐 회원들의 의혹제기에 공개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매니저 A 씨는 자신이 지급받은 수수료에 대한 내용을 밝혀달라는 한 회원과의 개인 채팅 대화에서 “필리핀 쪽에 머물다 현재는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하시는 분”에게 수익금을 보냈다고 밝히며 “그런 것은 송도 엄마들에게 알릴 일이 아니다”며 더 이상의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지난 1월 19일 이후 송사모에서 카페 초창기 때의 멤버를 포함해 수백 명의 회원이 강제 탈퇴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세월호, 어린이집 폭행사건에 대해 조금만 목소리를 내도 글과 댓글이 삭제되고 ‘강퇴’ 당했다는 사실이다. 일부 회원들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오프라인 활동은 송도 현안에 대해 적극성을 촉구하는 활동에 불과하다”며 A 씨의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수익금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원하는 의견과 글에 대해서도 ‘실시간 삭제’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사모 매니저 A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운영 실태에 대해 공개하고 안 하고는 운영자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제 판단 하에 수수료를 올렸으며 명시적인 책정 기준은 없다”며 “의혹들은 저를 음해하기 위한 일부 회원들의 마녀 사냥이다. 기부 내역도 굳이 들춰내고 싶지는 않다. 다른 사람을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카페 투명화 방안에 대해서는 고심 중이다”고 해명했다.
최선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