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풍식 천안경찰서 강력3팀장 | ||
최풍식 강력3팀장은 이에 대해 “얼마 전 항소심에서 사형이 선고되자 사형이 거의 확실하다고 느낀 김 씨가 마음을 돌린 것 같다”고 말했다. 기왕 법정 최고형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모든 것을 속시원히 밝히고 가겠다는 게 김 씨의 심정일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김 씨가 편지까지 전하며 자백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과거 자신을 검거하고 조사했던 담당 형사들에 대한 ‘신뢰’가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 팀장에 따르면 김 씨가 천안경찰서 강력3팀 형사들에게 체포된 것은 2005년 12월. 공범 라 씨가 붙잡히기 한 달여 전이었다. 당시 형사들은 조사를 위해 열흘가량 김 씨와 어쩔 수 없이 ‘동거’를 했다고 한다.
“피의자라고 해서 부당한 대우를 한다거나 차별하지는 않았다. 누가 조사하고 조사받느냐만 빼면 형사나 피의자나 같은 환경에서 지냈던 셈이다. 밥도 같이 먹고 커피도 같이 타 마시고…. 합리적으로 조사하고 인격적인 대우를 해줬던 것에 김 씨의 마음이 움직인 것 같다”는 게 최 팀장의 말이다. 실제로 당시 김 씨는 교도소로 송치되던 날 담당 형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나중에라도 드릴 말씀이 있으면 연락드리겠다”는 묘한 말을 남겼다고 한다.
하지만 김 씨가 자백하게 된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는 김 씨 본인만이 알 수 있을 터. 최 팀장은 “김 씨 등이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긴 했다. 하지만 이번 자백이 자신들의 부질없는 욕망 때문에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의 뜻인지 또 그들이 과연 진심 어린 참회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며 “범인의 추가범행을 밝혀냈다는 뿌듯함보다 날로 급증하고 있는 흉악범죄의 실상에 마음이 무겁고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