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제임스 패터슨의 신작 소설인 <프라이빗 베가스>는 책장을 펴는 순간부터 정확히 24시간 후면 자동으로 폭파한다. 일단 한 장이라도 폈다 하면 터져 버리는 것이다.
이는 <프라이빗 베가스>를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일단 책을 손에 잡았다 하면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는 의미다. 또한 너무 재미있기 때문에 24시간 안에 다 읽어버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책의 가격은 무려 29만 4038달러(약 3억 원). 물론 달랑 책 한 권의 값은 아니다. 여기에는 1등석 항공권과 특급 호텔에서의 2박 숙박권, 14캐럿 황금으로 도금된 쌍안경, 그리고 저자와의 5코스 식사권이 포함되어 있다.
만일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다면 전자책을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1000명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프라이빗 베가스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전자책을 클릭하고 읽는 순간부터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파일이 삭제되는 식이다. 시간에 쫓길 경우에는 다른 사람의 시간을 빼앗아올 수도 있어 더욱 손에 땀을 쥐게 된다.
하지만 곧 터질지도 모른다는 긴박감 속에 책을 읽는 것이 과연 얼마나 좋을지, 그리고 아무리 전 세계에서 3억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해도 과연 누가 3억 원이나 하는 ‘곧 터져 버리는 책’을 살지는 의문인 것이 사실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