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욕하면 장사 못해요”
강 씨가 구속된 것을 아는 이도 많지 않았다. 한 상인에게 강 씨가 구속됐다는 말을 전하자 “정말요? 아니 왜요? 그분이 뭘 잘못했다고…”라며 오히려 기자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20년이 넘게 우시장에서 일했다는 한 노인은 “솔직히 현금을 가지고 장사하는데 한 달에 2만 원 정도 내는 건 부담이 안 되잖아. 돈만 내면 그 양반이 다 알아서 해줬으니 편하지. 비리 좀 있으면 어때. 난 그 사람이 또 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비교적 젊은 한 상인을 만났다. 그는 기자에게 “여기서 조합장 욕했다가는 장사 못해요. 저도 신문 보고 구속된 거 알았는데 전혀 내색하지도 않아요. 그래도 주위에서는 조합장에게 속았다며 욕하는 사람도 제법 있어요”라고 전했다.
그와 대화를 좀 더 나누기 위해 자리를 시장 뒤편으로 옮겼다. 주위의 눈치를 연신 살피면서 그는 작심한 듯 “솔직히 불만이 없을 수가 있겠어요? 자기 혼자 다 해먹는데. 지금 그 사람 재산이 수십억 원이라고 하던데 정말 우리 영세상인들 등쳐서 자기만 배불린 거 아니에요? 그 사람 동생이 여기 시장 건물 몇 채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도 있어요”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그는 “혹시라도 조합에서 탈퇴하면 온갖 불이익이 돌아와요. 예를 들면 ‘원산지 표기’ 같은 경우도 평소엔 안 하다가 단속이 뜨면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합에 가입돼 있는 사람들에게만 단속 여부를 알려주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어요. 여기서 장사하려면 결국 납세조합에서 탈퇴할 엄두도 못 내게 되는 거죠”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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