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때가 말이죠, 아주 골치 아플 때였어요. 엄현아 양 사건 때문이에요. 엄 양은 2003년 11월 하굣길에 실종됐다가 약 석 달 만인 2004년 2월 8일 의정부의 한 배수로에서 사체로 발견됐는데 그 일로 인해 포천 일대가 공포에 질려 있던 상황이었죠. 유 씨가 엄 양과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던 데다가 사건이 발생한 시기도 묘하게 맞물려 민심이 아주 흉흉했어요. 언론에서는 두 사건을 성급하게 연관 짓는 바람에 수사팀원들이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었죠.”
지난 90년 경찰에 투신한 이재택 형사(47·경사)는 조직폭력과 마약수사 등 강력반에서만 십수년간 근무한 베테랑 수사관. 유도특기생 출신으로 태권도 공인 4단의 실력을 자랑하는 이 형사는 4년 전 있었던 유 씨 사건의 33일간의 수사기록을 오랜만에 꺼내들면서 여러 번 한숨을 내쉬었다.
“유 씨가 억대의 연봉을 받기까지 얼마나 힘들게 일했겠습니까. 하지만 이들은 유 씨가 단지 고액 연봉자라는 것에만 눈독을 들인 나머지 그녀가 얼마나 고단한 생활을 꾸려왔는지는 안중에도 없었어요. 살해 의도는 절대 없었다고 했지만 인적이 드문 곳으로 유인하고 반항하는 유 씨를 미리 준비해간 노끈으로 무참히 살해한 것으로 볼 때 단순히 우발적인 살인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이들의 범행이 얼마나 잔악했는지는 공범인 오 씨가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만 봐도 짐작이 되지요. 한순간 유혹을 못 이겨 범죄의 나락에 빠져든 일당 3명의 인생도 결국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말았죠.”
당시 포천경찰서에 근무하며 유독 발 빠른 범인 검거로 명성을 떨쳤던 이 형사는 자신이 관여했던 사건 중 유일하게 미제로 남은 엄 양 사건과 관련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내가 담당했던 사건은 아니었지만 관할서에 근무했던 형사로서 적잖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모든 형사들이 동원돼 (심혈을 기울여) 한다고 했는데 결국 미제로 남게 돼 마음이 무겁습니다. 앞으로 강력반 형사로 근무하는 동안 엄 양 사건 같은 미제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뛰고 또 뛸 각오입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
“열심히 산 피해자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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