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안동지청이 지난 3일 남안동CC의 실제 대주주로 알려진 감경철 CTS기독교TV 회장 아들 감준규 씨 소유의 청주 떼제베CC를 전격 압수수색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남안동CC 회원권 판매와 운영 과정에서 벌어들인 자금이 청주 떼제베CC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서류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안동시 일직면 남안동CC 사무실과 운영법인인 안동개발, 안동레저 등에서도 운영장부 등 관련 문건을 압수했다.
사진=청주 떼제베CC 전경. 홈피 캡쳐
이 사건은 지난 6월 남안동CC 회원 13명이 국민권익위를 방문해 “이 골프장의 실질적 소유주인 감경철 회장이 회원권 판매 대금 수백억 원을 누락시키고 세금을 탈루했다”며 탄원서를 제출하고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수면위로 급부상했다.
이들 회원들은 “감경철 회장이 골프장을 조성할 때부터 은행권으로부터 수백억원을 차입한 뒤 이 돈을 감 회장의 관계회사인 조은닷컴과 페이퍼 컴퍼니 7곳에 빌려주고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남안동골프장이 대신 납부하게 했다”며 “차입금 대납 결과 남안동 골프장은 경영이 어려워져 지난 해 말 결손금액이 300억 원을 웃돌았고 심지어는 대표이사가 의문의 자살을 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골프장 피해자들로 구성된 대책위는 “가장 깨끗하고 모범적이어야 할 사회 지도층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탈세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다”며 정부 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세무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또한 대책위는 감 회장이 적게는 3000만 원에서 5억 원에 이르는 골프장 회원권 반환금을 돌려주지 않아 대구 지역에서만 수백명이 피해를 봤으며, 피해자들은 감 회장이 이 같은 반환금을 돌려주지 않기 위해 ‘안동레저’라는 위탁법인을 만들어 반환금 압류를 회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도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21일 대구고검·지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남안동CC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을 질타하는 등 실체적진실 규명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감경철 회장은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서울 노량진에 위치한 CTS 신사옥 건축 과정에서 약 150억원의 돈을 빼돌린 혐의 및 신한캐피탈과의 채무조정 과정에서 횡령 의혹, 쌈지공원 매입 과정 비리 등으로 수차례 검찰조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2012년 11월 감 회장의 각종 비리 건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
당시 검찰은 수억원의 회삿돈 횡령 혐의(업무상 횡령)가 드러난 감 회장의 아들이자 충북 청원 소재의 골프장 운영업체 대표인 감 아무개 씨와 골프장 전 대표 박 아무개 씨 등 임직원 3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의 이러한 수사 결과에 법조계 및 교계 일각에선 ‘봐주기・부실’ 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과연 정치권으로부터 ‘부실 수사’ 압박을 받아온 검찰이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남안동CC 사건과 관련한 갖가지 의혹들을 말끔히 해소하고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온라인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