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재훈의 이혼소송이 외도설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까지 더해져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일반적으로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을 경우 많이 생각하는 대응이 간통죄 형사고소다. 탁재훈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율우 측 역시 논란이 불거지자 몇몇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바람을 피웠다면 간통죄로 형사고소를 할 것이지 왜 뜬금없이 민사소송을 하느냐”며 민사소송을 명백한 언론 플레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조금 다른 입장을 보였다.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간통으로 형사고소를 하는 경우 증거 수집 등에 어려움이 따르는 데다 법원에서의 혐의를 입증이 매우 어렵다”라며 “반면 외도를 이유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경우 서울가정법원은 보다 폭넓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이성에게 보낸 사랑한다는 문자가 간통소송에선 증거가 되기 힘들지만 손해배상 민사소송에선 일정 부분 증거 효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까닭에 요즘 외도로 인한 이혼소송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변호사들은 형사인 간통소송보다는 민사인 손해배상소송을 권한다고 한다.
또 다른 변호사는 간통소송으로는 사실상 얻을 게 없다고 설명한다. 그는 “간통소송은 형사소송으로 어렵게 유죄 판결을 얻어낼지라도 대부분 집행유예를 받을 뿐이다. 결국 전과자가 되는 것일 뿐인데 지금 추세라면 몇 년 내에 간통이 위헌 결정을 받을 것 같은데 그럴 경우 전과 기록도 사라진다”며 “이혼소송은 양육권과 위자료, 그리고 재산분할이 핵심으로 어차피 중심은 돈이다. 따라서 외도의 경우 형사인 간통소송보다는 민사인 손해배상으로 다뤄야 금전적인 이득이라도 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논란의 중심은 탁재훈이 실제로 외도를 했느냐와 과연 법원이 이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리느냐에 있다. 그렇지만 탁재훈의 부인 이효림 씨 측이 간통죄로 형사소송을 진행하지 않고 손해배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이 이상할 것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설명으로는 오히려 요즘에는 간통 형사사송보다는 손해배상 민사소송이 더 대세로 보인다.
# 탁재훈 부인 측이 확보한 증거는 무엇?
이 씨 측의 주장을 보도한 MBN 방송 화면.
아직 이 씨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이 씨 측의 손해배상소송 제기를 단독 보도한 매체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달 탁재훈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며 30대 여성 2명과 20대 여성 1명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들 세 명의 여성이 남편과 부정한 관계를 맺어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며 세 명에게 각각 5000만 원의 배상을 요구한 것.
세 명의 여성 가운데 두 명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탁재훈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또 한 여성은 이혼소송 기간에 탁재훈과 수차례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등 부정행위를 했다는 게 이 씨 측 주장으로 알려졌다. 또한 탁재훈이 이들에게 수억 원의 돈을 썼지만 가족에겐 생활비와 양육비도 주지 않았다고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탁재훈 측인 법무법인 율우는 “이와 관련된 어떠한 증거도 제출된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 지난 2일 이들의 이혼소송 변론준비기일이 예정돼 있었지만 3월 9일로 연기됐다. 그리고 이에 앞서 이 씨 측은 지난 1월 서울가정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따라서 이 씨 측이 뭔가 증거를 확보한 게 있다면 다음 변론준비기일 이전에 법원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 씨 측이 어떤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언제쯤 법원에 제출할지가 이번 이혼소송의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통화 기록과 금융거래 정보에서 뭔가 나왔나?
사실 이번 이혼소송은 지난해 5월 탁재훈이 부인 이 씨를 상대로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로 인해 이혼 사유가 이 씨 측에게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지만 이 씨가 지난해 8월 탁재훈을 상대로 이혼 등 소송에 대한 반소를 제기했다. 이 씨의 반소는 결국 본인 역시 이혼을 원하며 이혼 원인이 탁재훈에게 있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이 씨는 지난해 9월 탁재훈의 통화 기록과 금융거래정보 조회를 위해 사실조회 신청서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신청서를 서울가정법원에 제출했다. 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통화기록과 금융거래정보 조회는 배우자의 귀책사유를 입증해 양육권 및 재산권 분할 공방에 활용하는 목적으로 신청하는 게 통상적이라고 설명한다.
탁재훈의 5월 이혼 소송 제기, 부인 이 씨의 8월 반소, 그리고 9월 통화 기록과 금융거래정보 조회 신청 등의 흐름이 지난 1월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이어졌다.
결국 관건은 탁재훈의 통화 기록과 금융거래정보에서 뭐가 나왔느냐다. 이 씨 측은 반소 이후 통화 기록과 금융거래정보 조회를 신청하는 등 탁재훈의 귀책사유를 입증하기 위한 움직임을 꾸준히 보여왔다. 이 과정에서 뭔가 확보된 증거가 있고 이를 바탕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면 결국 그 증거가 법원에 제출될 것이다.
반면 외도를 전면 부인하는 탁재훈 측은 이번 손해배상소송이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아직 법원에 제출된 증거가 없는 만큼 현재까지는 탁재훈의 주장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증거가 제출되면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다. 탁재훈과 이 씨의 이혼소송은 이제 뜨거운 관심의 한가운데로 진입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