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한인여성 재력가 피살 사건의 미스터리가 드디어 풀리는가. 지난 4월 필리핀에서 발생했던 200억 원대 재력가 박 아무개 씨(여·66) 피살사건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지난 5일 ‘박 씨를 살해해 달라’고 청부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화내용이 담긴 CD를 필리핀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CD은 박 씨가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운전기사를 했던 A 씨가 박 씨의 딸 B 씨와 나눈 대화를 휴대전화로 녹음한 것으로 A 씨가 필리핀 현지 경찰에 소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내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 CD에는 “당신 형제의 친구가 일을 완벽히 해내 그녀가 가면 당신이 그 돈을 가질 수 있어” 라는 한 여성의 목소리가 담겨있다고 한다. A 씨는 필리핀 현지 경찰에게 “박 씨의 딸 B 씨가 살인청부업자를 소개시켜달라고 요구했을 때 녹음한 것”이라며 “내 친형을 통해 살인청부 업자를 연결해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 측에서는 “휴대전화 녹음상태가 고르지 않고 끊김이 있어 대화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녹음 속 인물이 실제 A 씨와 박 씨의 딸인지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이 CD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져 정밀분석 중이라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대화내용 입수로 수사도 큰 진전이 있겠지만 녹음 속의 음성이 박 씨의 딸 B씨의 것으로 확인이 되더라도 이 때문에 박 씨가 피살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현지에서 범인이 체포된다든지 하는 추가적인 상황이 생기지 않는 한 수사는 계속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피살된 박 씨는 지난 3월 딸 B 씨와 함께 필리핀으로 출국했다가 4월 3일 필리핀의 지방도시 도로변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었다. 박 씨는 재산문제로 가족 간의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특히 출국 전인 3월 중순 재산상속에 대한 유언장 내용이 변경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었다(<일요신문> 834호 참고).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
‘살해하라’목소리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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