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선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앞둔 지금 선거관리위원회와 수사기관이 강력한 단속과 처벌의지를 표명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입후보예정자가 주민 100여명에게 20~100만원이든 돈 봉투를 뿌리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현 조합장이 경쟁자에게 출마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기 위하여 2천여만 원을 건네는 금품제공행위가 발생하는 등 연일 전국의 조합장선거 분위기가 점차 혼탁·과열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혼탁·과열되는 선거분위기를 지켜보는 국민들께서는 당연히 이번 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위탁받아 관리하고 수사기관에서도 강력 단속을 천명하는 만큼 돈 안 드는 깨끗한 선거가 정착될 것이라는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으나 현실은 너무나 암울하기만 하다.
그 동안 조합장선거는 금품수수 및 불법선거로 얼룩져 온 게 사실이다. 조합장선거 특성상 후보자와 조합원간의 끈끈한 연고관계로 신고·제보를 꺼리는 경향이 강하고, 선거인이 한정된 조합원으로만 이루어져 근소한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이유로 후보자들은 “돈으로 표를 사서라도 당선되고 보자”는 유혹에 쉽게 빠져들고 이러한 관행이 아직까지 암암리에 잔존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조합원들도 점차 깨끗해지고 있는 공직선거와는 달리 아직까지도 일부 조합원의 의식 속에는 “이번 선거는 재미없는 선거”라는 등의 금품·향응제공을 기대하는 심리가 있고 아울러 그것이 큰 죄가 될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를 극복하고 금품제공 등 중대범죄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선관위와 수사기관의 더 강력한 단속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후보자와 유권자의 의식개혁이 매우 절실하다할 것이다. 즉 후보자는 혈연·학연·지연 등 연고관계에 호소하기보다 선거공보, 전화·문자메시지 등 허용된 선거운동방법을 통해 조합원들의 이익을 창울할 수 있는 맞춤형 발전계획과 투명한 경영 등 실현가능한 공약 제시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조합원들은 선거공보 등을 통해 후보자를 합리적으로 판단·선택하고, 금품향응제공에 대한 기대심리를 배격하는 자정노력과 함께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제보의식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후보자 등으로부터 금품·음식물을 제공받은 사실을 신고·제보하거나 자수하면 과태료 면제는 물론 사안에 따라 최고 1억원의 포상금도 받을 수 있음을 인식하여 신고·제보(국번없이 1390)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천하우락재선거(天下憂樂在選擧)’ 라는 말이 있다. 천하에 근심과 즐거움은 선거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합장선거에서 조합원들은 어떤 후보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조합의 발전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조합원의 올바른 선택이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여 조합의 발전을 가져오고 반대로 잘못된 선택이 선거후 조합의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가온 후보자등록을 시작으로 모두가 깨닫기를 기대해 본다.
부산광역시 연제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김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