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이 지난 4년간의 성과를 평가·분석해 지속가능발전 도시 부평을 실현하기 위한 세부 전술을 구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일요신문]“지난 4년간의 성과를 평가·분석해 지속가능발전 도시 부평을 실현하기 위한 세부 전술을 구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은 23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부평구가 추진해온 지속가능발전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미영 구청장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은 도시재생이다. 또 지역 현안으로는 미군부대와 경찰학교 이전문제, 십정재개발, 굴포천 국가하천 지정 등을 꼽았다. 특히 홍 구청장은 재정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라고 보고 있다. 부평구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19.09%다. 예산 중 80%이상을 중앙정부나 인천시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홍 구청장은 건강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지방재정 자립이 선행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정책결정과정에 여성 참여를 확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주민 소통을 거쳐 ‘누구라도 행복한 여성친화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홍 구청장은 “올해가 공약 실행의 첫 단계인 만큼 이에 필요한 사업들을 적극적이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은 무엇인가.
올해는 부평구가 비전으로 삼아 추진해 온 ‘지속가능발전’ 성숙 단계에 접어는 드는 해이다. 그동안 민관 거버넌스로 지속가능발전 추진 체계를 수립하고 이를 정착시키기 위해 차근차근 걸어왔다. 지난 4년간의 성과를 평가·분석해 지속가능발전도시로서 부평을 실현하기 위한 세부 전술을 구민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다.
또한 ‘도시재생’에 주안을 두고자 한다. 재개발이니 재건축이니 하는 주거지 재생 개념을 넘어서 큰 틀에서 ‘부평’ 전체를 도시재생의 입장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굴포천 복원 사업을 예로 들면 중장기적으로는 복원하거나 자연친화형으로 재생할 방안을 모색해가면서 단기적으로는 주민이 참여하는 굴포천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려고 한다.
다른 지역의 사례를 살피고 연구해 인위적으로 관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문화·예술인이 주체가 돼 펼치는 문화 활동을 복개구간에서 진행하고자 한다. 문화와 예술, 역사, 생태가 한데 어우러진 방향으로 부평의 젖줄 굴포천을 복원해 가자는 것이다. 이렇게 모인 주민 의견이 인천시의 도시발전계획에 반영토록 할 것이다.
-부평구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이며 해결 방안은.
부평구는 미군부대와 경찰학교 이전문제, 십정재개발, 굴포천 국가하천 지정 등 다수의 지역현안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재정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 아닐까 한다.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중앙집권적인 세수구조가 근본적인 문제점이다. 우리 구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19.09%다. 예산 중 80%이상을 중앙정부나 인천시에 의존한다는 뜻이다.
특히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은 중앙정부의 일방적 경기부양정책에 따른 지방세입 감소와 사회복지비 증가에 있다. 지난해 7월부터 기초연금이 시행되면서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부평구의 기초연금 지급률은 2014년 6월 전체 노인인구의 67.6%에서 7월 이후 70.3%로 2.7%p 증가했다. 올해는 그 규모가 924억 원으로, 2014년 626억 원보다 297억 원(47%) 급증했다.
복지예산 비중도 2008년 44.9%에서 2014년 59%에 이르더니 2015년 65.08%(전체 5545억 원 중 복지 예산 3491억 원)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은 7.6%인데 복지예산은 12.5%나 됐다.
지난 4년간 250억 원에 달하는 빚을 갚았고 2년여간 600억 원에 달하는 국비를 확보하는 등 자구노력을 경주했다. 하지만 재정분권이 보장되지 않고 국세와 지방세의 불균형적 구조가 바꾸지 않는다면 허리띠를 졸라매는 지방정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 노인이나 영유아 수요가 집중된 부평구와 같은 대도시의 자치구는 물론, 상대적으로 노인인구 비중이 높은 비수도권 지역의 재정 부담이 심화될 것이다.
영유아보육과 기초연금 등 국가사무에 대한 국고보조비율을 전액 또는 90%까지 확대해야 한다. 실질적 재정분권을 위해 국세와 지방세의 조정이 필요하다. 법인세·소득세·종합부동산세 인하를 2008년 이전 수준으로 환원해야 한다. 인구 50만 이상 자치구에 대한 지방자치법의 ‘대도시에 대한 특례인정’ 적용도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건강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지방재정 자립이 선행돼야 한다.
홍미영 구청장은 2015년이 공약 실행의 첫 단계인 만큼 이에 필요한 사업들을 적극적이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우리 구가 벌이는 ‘여성이 편안한 발걸음 500보’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지난 2013년 여성가족부 공모 여성친화도시 우수 사업에도 선정됐다. 앞서 2012년에는 ‘성평등한 마을만들기’ 사업이 선정되기도 했다.
여성이 편안한 발걸음 500보 사업은 여성의 안전한 귀갓길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커뮤니티 공간 조성, 이웃알기 문화 전파 등 문화적인 요소와 어두운 골목길을 환하게 밝히고 녹색 친화적인 환경 조성으로 여성뿐 아니라 마을 주민의 안전을 두루 생각한 것이다.
더 넓게 보자면 지역의 환경을 마을 주민과 학생, 행정, 관련기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함께하는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도시계획 측면에서 접근한 마을개선 방식이다. 이 사업을 비롯해 우리 구가 벌이는 모든 정책과 사업에 대해 ‘성 인지’ 관점에서 계획을 세우고 일을 추진해 궁극적으로는 성평등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후 지난 3년간 여성센터를 설치해 지역여성의 역량과 권익을 키워나가고 있으며 우리 구를 비롯해 구 산하 부평구시설관리공단은 가족친화인증을 받기도 했다. 또한 성별영향분석평가 우수기관 국무총리상과 여성친화도시컨설턴트 여성가족부장관상도 수상했다. 앞으로도 정책결정과정에 여성 참여를 확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주민 소통을 거쳐 ‘누구라도 행복한 여성친화도시’를 만들겠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지난해 부평시장로터리지하상가에 마련한 청년창업 공간인 ‘청년문화상점 부평로터리마켓’이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대형 쇼핑물과 마트가 등장하면서 간신히 명맥만 이어오던 지하상가에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매출도 점점 오르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템으로 무장한 개성 강한 ‘젊은 사장님’들이 불어온 변화다.
비어있던 상가가 채워지니 기존 상인들도 무척 반긴다. 성패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침체된 지하상사에 활력소가 된 것은 사실이다. 이를 지상으로도 끌어올려볼까 한다. 전통시장과 지하상가 그리고 지상의 상권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활성화 방안을 인천시에 제안해 추진해 보고자 한다.
지하상권과 지상의 상권을 연계한 관광 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전문가들이 이구동성 제안하듯 서울에 집중된 중국인 관광객, 이른바 ‘요우커’를 인천으로 끌어드릴 마케팅 전략으로 부평역 상권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겠다.
부평지하상가는 3만1692㎡의 면적에 1408개의 점포가 입점해 최근 미국 월드 레코드 아카데미로부터 ‘단일 면적 최다 지하상가 점포의 수’ 세계기록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바닥∙천정∙벽체와 고객들을 위한 안내표지판을 교체하고 외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실을 새로이 설치함으로써 시설의 현대화는 물론 쾌적하고 안전한 쇼핑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요우커 유치는 부평지하상가 상인들의 오랜 숙원이기도 하다.
-구청장 연임에 성공했다. 그동안의 성과를 자평한다면.
그동안 민관 거버넌스로 지속가능발전 추진 체계를 수립하고 이를 정착하기 위해 차근차근 걸어왔다. ‘참여와 나눔, 더불어 사는 따뜻한 부평’, ‘지속가능발전도시 부평’의 기틀을 완성했다고 평가한다. 이는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민・관이 거버넌스로 협력하며 일궈낸 결과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드림스타트 우수기관 수상, 노인 일자리 사업 종합평가 대상, 종합청렴도 전국 상위 유지, 국정평가 3년 연속 우수기관, ‘그린 시티(Green City)’ 선정 등 구정 전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속가능발전 부평’ 첫 단계 완료 보고서가 세계기관인 GRI에 등재된 것을 비롯해 부평두레놀이의 인천시 지정문화재 등록, 문화체육관광부 작은도서관 시범지구 선정 등 부평의 위상을 높이는 여러 성과도 있었다.
부평역 상권회복을 위해 부평시장로터리 지하상가에 청년문화상점을 열었고 7호선 연장선 주변에 길주로 프로젝트를 추진해 굴포먹거리타운 상권을 살리고 있다. 부평어울림센터(옛 노인복지회관)를 개관해 아동・여성, 자원봉사 및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사람 중심 사업의 중추기관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구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2015년 올해는 민선 지방자치 20주년이자 민선6기 제1차 연도로 ‘자치와 자립’의 중요한 시기다. 구청장으로서는 공약 실행의 첫 단계인 만큼 이에 필요한 사업들을 적극적이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
국내외 경기침체 장기화와 세입감소, 복지비 지출 등 어려움도 있지만 우리 부평의 발전을 약속한 일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장거리 경주하듯 부지런히 추진하겠다. 구민과 함께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도시 부평’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