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준비한 고품격 기획공연! 3월,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3.11, 13)와 ‘피가로의 결혼’(3.12, 14)이 격일로 무대에 오른다.
알마비바 백작과 로지나, 그들을 돕는 피가로의 활약을 그린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가장 위대한 희극오페라’로 꼽히며, 재미있고 유쾌한 줄거리로 사랑받는 부파(buffa, 희가극)오페라다. 다양한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나는 이 거리의 만능 해결사(Largo al factotum)’와 ‘방금 들린 그 음성(Una voce poco fa)’ 등 익숙한 음악들로 가득해 입문용 오페라 중 하나로 여겨질 뿐 아니라, 전 세계 오페라극장의 주요 레퍼토리로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그 후속작이자, 피가로와 백작부인이 된 로지나가 함께 자신의 아내 수잔나에게 눈독 들이는 바람둥이 백작을 혼내주는 과정을 그린 유쾌한 소동극 ‘피가로의 결혼’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중 가장 재미있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유명하다. ‘사랑의 무엇인지 아시나요?(Voi che sapete)’, ‘더 이상 날지 못하리(Non piu andrai)’ 등 선율만으로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아리아들과 각자의 개성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들의 매력이 넘치는 작품이다.
두 오페라는 작곡가는 물론 작곡된 시기도 다르지만 보마르셰의 3부작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관성이 깊은 작품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등장했던 대부분의 캐릭터가 ‘피가로의 결혼’에도 등장하며, 두 작품 모두 한 사람의 연출가에 의해 제작되기 때문에 두 작품을 함께 관람하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이 두 작품을 연달아 전막을 공연하는 것은 국내 최초의 시도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뛰어난 제작 역량을 가늠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기획공연으로 준비된 두 작품은 동일한 연출로 연속적인 느낌을 살린 동시에, 각기 다른 주역과 지휘자를 초청해 음악적 표현에도 충실한 것이 포인트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2014년 봄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선사한 최고의 가창과 재치 있는 연출로 당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관객들을 웃음바다로 몰고 갔던 주역 피가로는 바리톤 석상근이 맡았으며, 여기에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였던 여자경의 다이나믹한 음악과 소프라노 이윤경, 테너 허남원 등 정상급 주역들이 더해져 새롭게 재탄생했다.
지난해 공연 당시 주역의 커버(예비)로 활동했던 테너 김동녘이 1년 만에 주역으로 올라섰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공연은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오리지널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대구오페라하우스의 2015년 첫 해외 진출작으로, 5월 이탈리아 살레르노극장에서 현지 관객들을 만나기 전 미리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새롭게 제작하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역시 세계적인 성악가 출신의 지휘자 마우리치오 바르바치니의 지휘와 소프라노 장유리, 류진교, 바리톤 이응광, 오승용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의 참여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번 봄 기획공연의 시작인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피가로의 결혼’을 함께 관람하는 관객을 대상으로 30%의 특별할인을 제공한다.
이동주 기자 ilyo8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