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영 작가의 동화책 <위대한 똥말> 표지.
[일요신문] ‘101전 전패’란 한국경마 최다연패기록을 세우고 1등만을 원하는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던 경주마 ‘차밍걸’의 이야기가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위대한 똥말, 출판사 바우솔)으로 출간됐다.
‘차밍걸’은 2008년 데뷔해 6년간 총 101회 경주에 출전해 3위가 최고 성적이었던 이른바 ‘똥말’이었다.
하지만 무승 기록이 늘어날수록 경마팬들의 관심은 오히려 높아졌다. ‘차밍걸’이 아무리 노력해도 1등이 못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모습이 우리네 서민과 닮았기 때문이었다.
101회 출전은 한국 경주마 최다 출전 기록이기도 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위대한 꼴찌마’였다.
동화책 ‘위대한 똥말’은 한국마사회 최다연패 신기록을 세웠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린 ‘차밍걸’의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자 기획됐다.
이번 동화책은 샘터동화상, 한국아동문예상, 방정환문학상 수상 작가 어린이 편에서, 어린이들의 숨은 고민을 잘 찾아내는 서석영 작가는 남다른 관찰력으로 차밍걸의 아름다운 도전 모습을 현장 취재를 통해 동화로 펼쳐 놓고 있다.
동화 작가 서석영 씨는 “1등만을 원하는 사회에 지친 모두에게 위로를 전한다는 점에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을 동화”라고 전했다.
이야기는 현수의 아버지가 잘나가던 외국투자회사를 다니다가 회사의 적자로 문을 닫으면서 시작한다. 현수와 그의 아빠도 우승을 못하지만 매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차밍걸의 팬이 됐다.
공부도, 운동도 못하는 현수와 실직자인 아빠는 똥말을 보며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그런데 어느 날 똥말이 은퇴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팬들은 이유를 알기 위해 경마장을 찾고 ‘위대한 똥말’은 경쟁에 지친 어린이들에게 ‘꼭 1등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메시지를 던진다. 최선을 다하는 태도 자체만으로 훌륭하다고 격려해준 것이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똥말이 삶에 지친 아빠와 포기 대왕 현수마저 결국 변화시키게 된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차밍걸이 비록 패전기록으로 유명해진 말이지만 이런 내용이 화제가 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경마문화가 발전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용산 장외발매소 이전 문제 등으로 경마가 도박으로 매도당하고 있지만 ‘위대한 똥말’ 차밍걸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경마는 스토리가 있는 스포츠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승용마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차밍걸을 위해 응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