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이 견디고 지역자활사업 참여를 통해 기초수급자에서 자활기업 ‘청소하는마을’ 대표에 이어 사회적기업 ㈜청소하는마을의 대표로 인생역전에 성공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대구 수성구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 ㈜청소하는마을 대표 박정옥씨(여, 54세)다.
박 대표는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어렵게 가정도 꾸렸지만 가난한 집에 힘든 결혼생활을 하던 중 진주종균증을 앓고 달팽이관이 감염돼 청력을 잃어 청각장애인이 됐다.
특별한 기술이 없던 박 대표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식당에 나가 일을 했지만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식당에 손해를 끼치는 것만 같아 그만두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한 박대표는 동 주민센터에서 청소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특유의 성실함과 친절함으로 청소업무 뿐만 아니라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 오면 부축도 하고 민원인들에게 안내를 하기도 했다.
이를 눈여겨본 동장과 사회복지공무원의 도움으로 수성구지역자활센터 청소사업단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박 대표는 이후 수성구자활기업 ‘청소하는마을에’ 참여하게 됐다. 매사에 열심인 박 대표는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아 마침내 자활기업 ‘청소하는마을’의 대표가 되는 중책을 맡게 된다.
박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자활기업인 ‘청소하는마을’을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으로 키우고자 사업자를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이후, 2011년에는 대구시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고 나아가서 2012년 4월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대구지역 최초로 청소분야의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현재 사회적기업 ‘청소하는마을’은 직원 48명 연매출 8억원에 이르는 견실한 기업으로 우뚝 섰다. 자활근로자로 시작해 탈수급에 성공한 박대표는 절망적인 순간에 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으로 새 삶을 살게 됐다며, 다른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자 항상 마음속에 품고있던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수성구의 ‘착한나눔가게’로 등록해 매월 5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수성구의 자활사업은 근로빈곤층의 자립의지를 높이기 위해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취업, 창업 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됐다.
지원 대상은 기초수급자와 희망 차상위계층 등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으로 지역자활센터 자활근로, 자활기업, 희망리본사업, 희망·내일 키움통장, 취업성공패키지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그중 자활기업은 자활근로사업단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탈빈곤을 위한 자활사업을 운영하는 업체로 구성원 중 기초수급자가 3분의 1 이상일 때 자활기업으로 인정받게 되고 국가·지자체 사업의 우선 위탁 및 생산품 우선 구매, 한시적 인건비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수성구는 2015년에도 지역자활센터를 통해 12개의 자활근로사업단과 13개의 자활기업을 운영, 지원하고 있으며 10억원의 사업비로 18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매년 참여자 대비 10%정도가 지역자활센터를 통해 탈수급을 하고 있다.
박정옥 ‘청소하는마을’ 대표는 “삶이 힘들고 막막하더라고 절대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라” 며 “주위를 둘러보면 나라에서 운영하는 자활사업 등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으니 어려운 이웃들이 이를 적극 활용해 삶의 희망과 자신감을 갖고 새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동주 기자 ilyo8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