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연패 위업 달성할까?
1 대 9의 싸움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을 제외한 9개 팀 감독들은 하나 같이 “삼성의 5연패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류중일 감독은 “우리를 우승후보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시범경기를 보니 만만한 팀이 없다. kt는 외국인 선수를 보지 못해 전력 평가가 어렵지만 다른 팀들은 모두 좋은 것 같다”는 말로 우승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부담을 토로했다.
그러나 SK의 김용희 감독은 “삼성은 모든 면에서 조화가 이뤄진 팀이다. 훌륭한 감독도 있다. 쉽게 넘을 수 없는 큰 산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자신감을 애써 감추는지 않았다. “큰 산을 넘는다는 것은 큰 성취감이 있다. 열심히 싸워서 올라가도록 하겠다. 우리가 한 번 도전해보겠다”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삼성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넥센의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패한 배경에는 경험과 연륜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즌이 마무리 됐을 때 후회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이런 가운데 LG 양상문 감독이 ‘삼성 타도’에 기름을 부었다. 양 감독은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염경엽 감독, 김태형 감독(두산), 이종운 감독(롯데)과 함께 식사했는데 당시 ‘삼성은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류중일 감독은 최고의 감독이다. 그러나 명장이 되기 위해선 올 시즌 시련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삼성의 5연패 저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성근 매직’ 이번에도 통할까?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눈여겨 봐야할 대목 중 하나는 신임 감독들의 첫 해 성적이다. 감독을 처음 맡는 새내기 사령탑부터 팀 이름을 바꾼 감독들까지 총 다섯 명이 올 시즌 새롭게 선보인다.
KBO리그가 3월 28일 5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했다. 넥센과 한화의 경기가 열린 목동구장에서 한화팬들이 ‘김성근 매직’을 기대하며 목청 높여 응원하고 있다. 좌측은 김성근 감독.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그중에서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 마무리 훈련부터 스프링캠프까지 ‘김성근식 지옥 훈련’을 거치며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한화의 체질 개선을 위해 직접 펑고를 치면서 훈련을 독려했고,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투수 10명과 추가 훈련을 실시하는 등 팀 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시범경기가 시작되었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한화의 문제점이 부각됐다. 성적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내가 1997년 쌍방울에 있을 때도 시범경기에서 꼴찌를 했지만 그 해 3위로 포스트시즌에 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상 선수가 복귀하고 베스트 멤버들이 총출동하면 한화 전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실제로 한화는 부상 당한 조인성을 제외하면 개막전까지는 베스트 멤버가 다 모여 시즌을 치르게 된다.
야구계에서는 ‘김성근 매직’이 한화에서도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3년 연속 최하위에 빠졌던 한화가 김성근 감독을 만나 얼마나 많은 변화를 나타낼 것인지 알고 싶은 것. 김 감독도 이를 모를 리가 없다.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김성근이 성적을 내느냐 못 내느냐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만저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다”면서 “시즌을 길게 보고 싶은데, 주위에선 한 경기 한 경기의 성적에 일희일비하며 다양한 시선을 보낼 것이다. 그런데 휘둘리지 않고, 내가 정해 놓은 길만 걷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돌아온’ 에이스 3인방의 성적은?
김광현(SK), 양현종(KIA), 윤석민(KIA)의 공통점은 ‘메이저리그’이다. 모두 메이저리그 문을 노크했지만, 윤석민은 중도 포기했고, 김광현, 양현종은 가기도 전에 꿈을 접었다. 과연 이 3명의 투수가 올 시즌 동안 지난 겨울에 받았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
지난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가 200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적어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연봉 계약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보이며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던 김광현은 시범경기에서 3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12이닝 동안 3실점 7탈삼진의 성적을 올렸다. 피안타율은 0.195에 불과했다. 김광현의 주무기는 빠른 볼과 슬라이더이지만, 스프링캠프 동안에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가다듬는 데 집중했다. 제구력이 뛰어난 커브와 체인지업을 통해 투구 패턴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이 가장 탐내는 선수로 꼽힌 양현종도 메이저리그 꿈을 접고 KBO리그 잔류를 선언한 터라 올 시즌 성적을 통해 자신이 흔들림 없이 야구를 해나가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양현종이 시범경기에서 보인 성적은 삼성전 2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LG전 3이닝 4피안타 2탈삼진 3실점, kt전 5이닝 3피안타 3탈삼진 2실점이었다. 양현종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하루 빨리 마운드에 오르고 싶어 준비 많이 했다. 아프지 않아야 오랫동안 공을 던질 수 있기 때문에 몸 관리에 중점을 두며 훈련했다”면서 “(윤)석민이 형의 합류로 인해 올 시즌이 더욱 기대가 된다. 형의 존재가 정말 든든하다”는 말로 윤석민의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했다.
KIA 윤석민이 28일 LG와의 개막전에서 마무리로 출격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마이너리그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친정팀인 KIA로 전격 복귀한 윤석민. FA 역대 최대 규모인 4년간 총액 90억 원에 계약을 맺고 귀국, KIA에 빠르게 녹아 들어갔다. 시범경기 동안 3차례 등판에서 6이닝 동안 3피안타 7탈삼진 3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김기태 감독이 윤석민의 보직을 선발이 아닌 마무리로 정하면서 논란이 불거졌지만, 뒷문이 불안한 KIA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윤석민은 고생만 하고, 정작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조차 오르지 못하고 돌아온 데 대해선 아쉬움이 한가득이다. 그러나 이왕 꿈보다는 현실을 좇기로 한 이상,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다.
#올 시즌 신인왕은 누가?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신인왕은 막내 구단 kt 위즈의 ‘특급 신인’ 박세웅이다. 2013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kt에 지명된 박세웅은 시범경기에서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총 11이닝 4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2승을 달성했다. 올해 1군 무대에 데뷔하는 선수로 보기 어려운 놀라운 성적이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는 21경기 9승 3패 평균자책점 4.12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부터 박세웅을 지켜봤다. 우리 팀으로 데려오고 싶다”면서 “150km의 공을 던지면서도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던진다. 탐나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세웅은 올 시즌 목표를 “200이닝을 던지는 것”이라고 정했다. 아프지 않고, 꾸준히 등판한다면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인다.
LG 임지섭은 지난해 프로 데뷔전에서 역대 4번째로 승리를 기록하며 팬들의 뇌리에 각인된 선수다. 그러나 곧장 2군으로 내려가선 1군으로 다시 올라가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의 지시 하에 임지섭은 2군에서 착실하게 기량을 쌓았다.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10⅔이닝을 던져 6실점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했다. 류택현 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으며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임지섭은 서두르지 않고 단계를 밟아가며 마운드에서 최고의 실력을 뽐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수려한 외모로 여성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삼성 구자욱은 시범경기 동안 타율 0.293 2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능력에다 홈런을 만들어내는 힘과 빠른 발까지 갖춘 구자욱은 쟁쟁한 삼성 내야진으로 인해 시즌을 백업멤버로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1루수 채태인이 부상에서 완전히 돌아오지 못하는 바람에 개막전부터 출전할 기회를 얻었다. 벌써부터 ‘구자욱 신드롬’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예비 FA 김현수 머릿속이 궁금해 해외진출 가능성도 ‘사알짝’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나는 두산 베어스의 김현수.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미야자키를 거친 전지훈련에서 김현수는 조용하면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일본에서 치른 연습 경기에서 김현수는 24타수 15안타를 기록했다. 무려 6할2푼5리의 타율이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2006년 신고 선수로 입단한 김현수는 2007년 풀타임 1군 선수에 이어 2008년과 2009년 연속 타율 3할5푼7리를 기록하며 정상급 타자로 거듭났다. 올해 연봉 7억 5000만 원으로 FA와 해외파를 제외한 최고 연봉 선수로 꼽힌다. 김현수는 FA를 앞둔 심정에 대해 “솔직히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 신청을 해야 조금 실감이 날지 모르겠다. 지금은 FA보다 우리 팀 성적에 더 관심이 쏠려 있다. 김태형 감독님도 새로 오신 만큼 지난 시즌의 아픔은 더 이상 반복하고 싶지 않다. 팀 성적을 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현수는 지난 시즌 편도선염을 앓는 바람에 링거 투혼을 벌이기도 했었다. 그래서 올해는 부상 없이 경기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김현수는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이 가장 탐을 내는 타자였다. NC 김경문 감독이 다른 팀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로 두산 재임 시절 애제자였던 김현수를 꼽으며 “투수가 필요하지만, 투수가 약하면 타자가 쳐서 이기면 된다. 그래서 김현수를 데려오고 싶다”고 말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LG 양상문 감독이 “김현수가 다음 시즌에 마산으로 갈지도 모르겠다”며 농담을 던졌고, 소속팀 두산 김태형 감독은 “김현수가 (NC 김경문 감독의 지명에) 너무 좋아해서, 마음 같아선 나성범을 데려오고 싶다”고 맞받아쳤을 정도다. 두산의 방침은 확고하다. 김현수에게 7억 5000만 원의 연봉을 안겨줄 때부터 무언의 메시지를 전했다. 무조건 잡겠다는 것이다. 김현수는 기자에게 “FA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는 말했지만, 그는 연봉 계약을 마치면서 이미 실감을 했을지도 모른다. 김현수는 해외진출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었다. [영] |
그라운드 ‘여신 투톱’ 출격 준비 박기량·김연정 인기전선 이상무 ‘야구장의 꽃’인 치어리더가 지금은 ‘치어리더’로만 머물지 않는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몰이를 하면서 어느 치어리더가 팀을 맡고 있는지에 따라 수많은 남성 팬들이 함께 팀을 오간다. 왼쪽부터 박기량, 김연정. NC 다이노스 김연정도 박기량과 함께 치어리더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경성대 전지현’은 김연정의 특급 별명. 귀여운 외모와 글래머러스한 몸매로 ‘베이글녀’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NC 다이노스가 김연정을 치어리더로 내세웠을 때 웬만한 FA 선수 영입보다 더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을 정도이다. 야구가 없는 겨울에는 농구와 배구팀 치어리더로도 활약한다. 김연정이 야구판에서 치어리더로 제일 먼저 인연을 맺은 팀은 한화 이글스였다. 그러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박기량과 함께 안무를 맡다가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 됐다. 당시 김연정은 부산을 떠나면서 롯데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그만큼 김연정에 대한 인기가 높았다는 걸 증명한다. 야구의 계절이 돌아온 만큼, 관중들의 응원을 이끌어가는 치어리더는 단순한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다. 프로야구 파이가 커지는 것과 맞물려 치어리더의 위상도 올라가고 있다. 최고의 인기몰이 중인 박기량과 김연정의 아성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