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인사법 법령 제정 당시 만기영창(만창) 기준은 30일이었다. 안 장관은 ‘구금 30일’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에서 1980년 당시 여러 사례를 살펴보면 만창을 받는 주요 사유는 중대한 군기문란 행위였다. 상습적인 무단이탈이 그중 하나였다. 탈영 미수나 반복된 AWOL(허가 없이 이탈한 상태)이 이뤄질 경우에도 만창 처분을 받았다.
이 밖에 상관 명령에 대한 집단적 불복종, 구타 및 가혹행위 주동자, 절도 및 횡령 등 재산범죄, 음주 난동 및 공공기물 파손, 군 기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 반복 등이 만창 사유로 꼽혔다.
탈영(군무이탈), 폭행으로 중상해를 미친 행위, 군사기밀 유출, 총기 관련 사고 등 군기문란 범위가 범죄 영역으로 확장되는 경우엔 만창이 아니라 군사재판으로 회부됐다. 군무이탈 형량을 좌우하는 요소는 이탈 기간, 고의성, 자수 여부, 전평시 여부 등이다. 이탈 기간은 군무이탈을 탈영으로 볼 것인지 AWOL로 볼 것인지를 가르는 핵심 변수다.
몇 시간에서 1~2일 정도 단기 무단이탈에 대한 처분은 앞서 언급한 만창 처분 대상이다. 수개월 이상 장기 무단이탈 또는 탈영에 가까운 경우엔 군사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안 장관 병적기록에 기재된 입대일과 전역일 사이 복무기간은 총 22개월이다. 당시 방위병 의무복무기간은 14개월이었다. 김영수 센터장은 군무이탈 기간과 구금 기간을 합산한 만큼 추가복무를 했다고 의심한다.
여기서 이해하기 어려움 지점이 있다. 안 장관이 장기간 군무이탈을 했다면, 왜 군사재판에 회부되지 않았느냐다. 전직 영관급 군 관계자 A 씨는 “출퇴근을 하는 방위병이라도 7개월 정도 장기 군무이탈 혐의가 있을 경우엔 군검찰 기소를 통해 군사재판으로 회부되는 것이 정석적인 절차”라면서 “안 장관이 군무이탈 기간 7개월을 추가복무했다는 것이 맞다고 가정한다면, 이 부분에서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A 씨는 “7개월 군무이탈을 구금 30일과 추가복무로 대체했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안 장관의 탈영 의혹 자체가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전역일이 8개월 늦어진 것에 대한 근거가 미약한 부분이 있다. 또 다른 측면으론 안 장관에 대한 군사재판 회부 여부를 결정할 시기에 (모종의 이유로) 사건이 무마됐을 가능성이다. 방위병이라는 신분이 안 장관 군무이탈 혐의를 경량화할 수 있는 주요 명분이 됐을 수 있다. 당시 시대상을 살펴보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A 씨는 “군무이탈 혐의로 군사재판으로 회부된 뒤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형사처벌 이력이 남게 된다”면서 “어느 개인에게나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B 씨는 “만약 안 장관이 탈영 의혹이 거짓이라는 걸 입증한다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안 장관 탈영 의혹 내용을 공개한 전직 해군 소령인 김영수 센터장이 ‘거짓일 경우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호언장담한 이면엔 군법이나 군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실제 군생활을 하면서 봐온 각종 사례 등을 근거로 한 자신감이 엿보인다”고 했다.
안규백 장관 탈영 의혹 중요한 타임라인은 1985년 1월 4일과 1985년 8월 31일이다. 안 장관이 두 차례 소집해제를 통보받았다고 해명했던 날짜다.
국회 인사청문회 속기록에 따르면, 안 장관은 1985년 1월 4일 소집해제 이후 1985년 3월 3학년 1학기 복학을 했다고 했다. 1985년 6월 복무했던 부대에서 며칠 더 근무해야 한다고 연락이 와 1985년 8월 남은 잔여임기를 복무했고 8월 31일 다시 소집해제 됐다고 했다. 잔여임기가 발생한 사유에 대해 안 장관은 ‘기무 혹은 헌병 조사 기간이 병역에 산정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피고발인(안 장관)은 방위병 소집해제가 결과적으로 2회 발생했다고 했다. 병역법령은 현역에서 전역하면 예비역이 되는 것인데, 현역(방위병)이 전역명령(소집해제)돼 예비역이 된 뒤 다시 현역으로 신분이 전환돼 복무했던 부대에서 잔여기간을 추가로 복무토록 하는 법령 및 관련 규정과 절차는 전무하다. 또한 병역법령은 한 명의 현역병(단기사병)에 대해 2회의 전역명령을 할 수 있는 규정이 전혀 없다.”
고발장에 따르면, 김 센터장은 “만약 행정착오로 인해 한 명의 현역병에게 2회의 전역 명령을 했다면, 이는 행정착오를 정정하는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그 대상자에 대한 전역명령을 취소하고 다시 부대로 복귀하게 해 일정기간을 추가복무하게 하는 법령과 규정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만약 소속부대에서 안규백 장관이 복무 중 헌병대 또는 기무부대에 조사받은 기간(약 3일)이 출근일수에서 제외돼 1985년 1월 4일 소집해제 의무복무 일수에 미달된 상태에서 인사명령서가 나왔다 하더라도, 이는 소속부대 행정업무 착오인 것이지, 안 장관 책임이 아니게 된다”고 했다.
그는 “안 장관에 대한 병적자료 ‘전역일 란’에는 1985년 8월 31일이라고 기재돼 있다”면서 “1985년 1월 4일이라고 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전역일자가 수정됐거나 변경됐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고발장을 통해 “안 장관이 탈영 이외 사유 등으로 30일 동안 구금됐다면 전역일은 1985년 1월 4일이 아니라, 2월 4일이 됐어야 한다”면서 “병적기록에 전역일자가 1985년 1월 4일이 아닌 1985년 8월 31일이라고 인지한 것이 2016년경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러한 전역일자 오기 기재에 대해서도 병무청에 정정신청을 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7월 13일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국방부 장관은 정상적으로 (군)복무를 완료했고 해당 의혹 내용에 대해서는 명백히 허위라는 입장”이라면서 “1985년 소집해제 일자와 그다음 재소집, 소집해제 일자가 세부 병적기록에 모두 기록돼 있다”고 했다. 안 장관에 대한 탈영 의혹 자체를 재차 부인했다.
정 대변인은 “소위 탈영과 추가복무 의혹을 주장하는 분은 병적증명서에 1985년 8월 최종소집해제일만 기재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드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세부기록에는 1985년 1월 소집해제 일자와 재소집 일자, 최종소집해제 일자가 모두 기록돼 있다”고 해명했다.
안 장관이 병적기록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국방부 한 관계자는 “40년 전 잘못된 기록을 공개한다면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오해만 더 키울 것이어서 비공개한 것”이라며 “국방장관 신분으로 병적기록 정정 청구를 한다면 또 다른 논란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장관 임기가 끝난 뒤 이 같은 기록오류에 대해 정정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