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용호동 남부공공하수처리시설 현장의 경우 GS건설이 당초 공사수주 공헌도 등을 감안, 전체 해당 공사 기준가격의 91%에 맞춰 수의계약 하도급을 약속해 놓고는 새로운 대표 취임 이후 돌연 입장을 바꿔 일부 공사만을 경쟁 입찰에 붙여 어쩔 수 없이 이 공사를 80% 수준에 낙찰 받아 지난해 계약을 마쳤다. 전형적인 대기업의 횡포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A실업 P모 대표-
“GS건설로부터 중동 정유정제공장 건설공사를 하도급 받아 수년 전 준공을 마쳤는데도 수십억 원에 달하는 공사잔금을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B사 L모 대표-
GS건설이 협력업체를 상대로 공사대금 지급을 미루거나, 공동 추진키로 했던 사업의 약정을 파기해 ‘갑질’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이들 협력업체에 따르면 환경설비 전문업체인 A사는 2012년 4월 낙찰가 967억 원 상당의 부산 용호동 남부공공하수처리시설 공사를 사실상 수주, GS건설과 역할을 분담해 시공하기로 합의 약정서를 작성했으나 뒤늦게 파기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GS건설이 18개월 간 180억 원의 설계비를 들여 추진하다 두 차례나 정부 부처로부터 반려됐던 1조1800억 원 짜리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도 실질적으로 A사가 수주, GS건설 명의로 추진했지만 40억 원 상당의 조명 공사만을 받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P대표는 “당초 300억 원대 토목공사를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는데, 이제와서 엉뚱한 소릴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플랜트 전문시공업체인 B사는 GS건설이 수주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정유정제공장 건설현장에 협력업체로 참여, 2013년 8월 공사를 마무리 지었지만 인건비 등 약 30억 원의 공사대금을 아직 받지 못했다.
허창수 회장의 청소년기 동창생인 C사 J모 회장 역시 공사대금을 못받아 스트레스를 받던 중 지병이 악화돼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 관계자는 “회장님께서 GS건설 사장실을 다녀 온 후 갑자기 몸져 누운 뒤 지난 2월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J회장의 장남은 GS건설에, 차남은 GS글로벌에 재직하고 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선 “GS건설이 2013년 1조원 가까운 영업 손실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분식회계(영업손실 규모 축소)를 감추기 위해 협력업체들을 쥐어짜고 있는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협력업체 대표는 “비슷한 처지의 업체가 10여 곳에 이르지만 GS건설의 회장이 전경련 회장인데 작은 기업들이 어떻게 대기업을 상대할 수 있겠느냐”며 “대기업 한 곳에 찍히면 다른 대기업 일 조차 하지 못하게 돼 대다수의 협력업체들이 불이익을 당해도 입을 다물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부산 남부하수공공처리시설과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경우 수주과정에 A사의 역할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 일부 공사에 대해 하청을 주기로 약정한 것을 인정 한다”면서도 “A사의 이의제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는 특히 “A사가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 토공 하도급을 언급하며 약정위반을 문제 삼는데 해당 면허가 없는 회사에 어떻게 공사를 줄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B사와 관련해서는 “2012년 이미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아 문제없이 심의가 종료된 사항인데도 B사가 지난해 말 또다시 제소, 3자대면을 앞두고 있는 사항”이라며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C사에는 “단 한푼도 줄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성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