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 야경과 팬스타크루즈.
[일요신문]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국제여객 선사들이 여객 감소로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팬스타 그룹(회장 김현겸)에 따르면 부산~일본 오사카 노선의 팬스타 드림호(2만1,866톤, 여객정원 681명) 이용승객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해 4월 이후 지난 3월 말까지 1년간 4만1,955명으로 이전 1년간(2013년 4월~2014년 3월) 5만7,819명에 비해 27.4%, 1만5,864명이나 줄어들었다.
항차 당 평균 이용승객도 193명에서 148명으로 감소했으며, 매출은 감소폭이 더욱 커 40%나 줄어들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이 노선 이용승객이 연평균 7만 명이 넘을 정도로 크루즈 여행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사원공채 확대 등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세월호 참사에 따른 여객매출 감소로 선사가 입은 타격이 더욱 큰 셈이다.
특히 지난 1년간 이 배를 이용해 일본 오사카 일대를 견학한 수학여행단이 12개교 2,860명으로 이전 1년 간 44개교 1만3,035명에 비해 학교 수는 72.7%, 학생 수는 78%나 크게 줄어들었다.
또 올 들어 일본 수학여행을 다녀온 학교도 지난 3월 2개교 180명에 그쳤고, 현재 예약된 학교도 2개교 43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세월호 참사로 여객선 승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확산된 데다 교육당국이 국제여객선의 높은 안전도나 교육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선박을 이용한 해외 수학여행을 직·간접적으로 규제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근 한·일 양 국가 간 갈등과 엔저 영향에 따른 일본인 관광객 감소 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오사카 간 크루즈의 월별 이용승객은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해 5월 한달 간 불과 704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7,274명에 비해 90% 이상 줄어들었고, 6월 2,525명, 7월 2,861명 등으로 연말까지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 들어 1월 6,401명, 2월, 6,870명, 3월 3,085명 등으로 늘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1년간 이용승객을 국적별로 보면 내국인이 3만6,219명(86.3%)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일본인 4,877명(11.6%), 기타 859명(2.1%)으로 이전 1년간과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또 팬스타 드림호에서 주말에 운영하는 ‘부산항 원나잇 크루즈’도 지난 1년간 이용승객이 9,194명으로 이전 1년 간 1만5,265명에 비해 6,071명, 39.8%나 줄어들었다.
항차 당 평균 이용승객 또한 332명에서 236명으로 줄었고, 매출도 36.2%나 감소했다.
부산항 원나잇 크루즈 역시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해 5월 18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968명에 비해 81.4%나 격감했다.
이후 연말까지 계속 감소세를 보인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월 737명, 2월 146명, 3월 652명 등으로 줄어들었다. 4월부터는 차츰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이후 당국의 선박에 대한 각종 검사 및 점검이 이전보다 현격하게 엄격해졌으며, 여객 선사들의 자체 안전점검도 강화됐다.
특히 팬스타드림호의 경우 지난 3월 2일 일본의 PSC(항만통제)검사를 무난하게 통과해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또 팬스타 그룹은 고객들의 안심도 제고와 사고 발생 시 충분한 손해보상 의지를 담아 지난 2월 국적여객 선사로는 최초로 팬스타 드림호의 선주상호보험조합(P&I 보험) 보상한도를 종전 3억 달러에서 10억 달러(1조1,000억 원 상당)로 대폭 높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승객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선내에 롯데면세점을 입점시키고, 아로마테라피, 스시바 등 시설을 보강했으며, 한·일 간에 새로운 관광 상품인 ‘투나잇 크루즈’를 개발하는 등 승객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 1년간 여객 감소 등으로 정말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며 “앞으로도 선박의 안전 운항을 최우선으로 다양한 이벤트와 관광 상품을 개발해 승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크루즈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