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에콰도르의 아마존에서 열렸던 ‘어드벤처 레이싱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했던 스웨덴팀은 잠시 앉아서 쉬면서 통조림 고기를 먹던 중 개 한 마리가 다가오는 것을 목격했다. 한눈에 봐도 떠돌이 개로 보였던 초췌한 모습이 안쓰러웠던 미카엘스 린도르트는 통조림의 고기를 개에게 나눠 주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그렇게 베푼 작은 친절이 평생의 우정으로 발전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 후 이 떠돌이 개는 팀원들의 곁을 떠나지 않은 채 함께 레이스를 하기 시작했다. 카약을 타고 강을 건널 때면 옆에서 헤엄을 치면서 강을 건넜고, 험난한 경사로를 오를 때면 지친 몸을 이끌고 같이 올라갔다. 또한 사람도 건너기 힘든 무릎까지 차는 진흙탕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레이스를 완주하기에는 개에게 위험하다고 판단해 몇 차례에 걸쳐 개를 멀리 쫓아내려 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는 끝까지 따라왔으며, 결국 그렇게 하루하루 우정이 쌓여 갔다. 그리고 어느덧 ‘아서’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떠돌이 개는 스웨덴 팀의 다섯 번째 팀원이 되어 있었다.
‘아서’와 함께 약 690㎞에 이르는 레이스를 완주한 스웨덴 팀은 그로부터 6일 후 결승점에 도달했다. 현재 ‘아서’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 린도르트는 “나는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에콰도르에 갔지만 그 대신 새로운 친구를 하나 얻어 왔다”고 말하면서 뿌듯해하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