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북부순환로 ‘우회도로 약속’ 백지화 논란

돌고돌아 원안대로 ‘불신 자초’

[일요신문] 광주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북부순환로 개설사업이 약속 백지화 논란에 휩싸였다. 시가 애초 광주 북부순환도로 한새봉 구간에 대해 터널이 아닌 우회도로 개설 약속을 해놓고 도로기본계획에는 ‘터널 원안’을 반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광주 북부순환도로는 용두동에서 장등동까지 1구간과 2구간으로 나눠 추진된다. 신설 이전되는 광주교도소 진출입을 확보하기 위해 2구간이 먼저 공사 중이며 문제의 한새봉 구간은 1구간에 포함돼 있다.

광주시의 ‘갈지자(之)행정’의 단초는 2013년 6월 강운태 전 시장이 제공했다. 당시 강 시장은 한새봉 구간에 대해 터널 대신 대체 우회도로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부순환도로가 한새봉을 관통할 경우 예산낭비와 환경훼손 등이 우려된다는 주민과 환경단체의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시는 지난해 ‘도로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 구간에 ‘터널을 개설하는 원안’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사실상 ‘한새봉 터널을 뚫겠다’는 것으로 결국 광주시가 시간만 끌다가 한새봉 우회도로 개설 약속을 백지화시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광주시의회 이은방 의원은 4월 21일 시정질문을 통해 “광주시가 한새봉을 터널로 관통하는 대신 우회도로를 개설하는 방안을 수립하기로 해놓고 도로정비기본계획에 당초 노선대로 반영한 것은 그동안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요구를 묵살하는 처사”라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지난해 도로정비 기본계획 수립 당시 (터널)원안 및 2개 대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했지만 모두 원안에 비해 환경성·교통성 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 원안을 반영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해명과 원안을 그대로 기본계획에 포함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환경단체 등과는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광주시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높아지고 있다.

정성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