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정은 애착에서 시작된다
애정관계의 시작은 사실 유아기부터이다. 부모와 건전한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받아 본 경험’의 부재로 인해 남에게 ‘사랑을 주는 능력’이 형성되어 있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더구나, 사랑을 못 받은 정도가 아니라 부모나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학대’를 경험한 사람들은 안전의 욕구보다 더 강렬하게 사랑을 갈구하고, 원하는 만큼의 사랑이 충족되지 못했을 때 더욱 쉽게 분노와 좌절감을 경험한다. 그들에게는 ‘사랑’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환경’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애착의 본질은 따뜻함이다. 유명한 해리 할로(Harry Harlow)의 가짜 엄마 실험이 있다. 할로는 털로 만든 가짜 엄마에게 우윳병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철사로 만든 가짜 엄마에게 우윳병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설정한 후, 아기 원숭이가 어디로 가는지 살펴보았다. 아기 원숭이는 털 엄마에게는 우윳병이 있든 없든 달려가서 안기려고 했으나, 철사 엄마에게는 우윳병이 있을 때에만 가까이 갔다. 우윳병이라는 강력한 보상체계는 필요할 때만 작동되지만, 따뜻함이라는 온건한 보상체계(애정)는 늘 작동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집단 따돌림의 문화
부모 자식관계의 애착은 집단 내에서 또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애착은 집단 내 일체감을 강조하는 선에서 멈추면 ‘충성심’이 되지만, 집단 내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하면 집착이나 폭력이 된다. 나에게 중요한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싶은 욕구는 청소년기, 성인기를 거치면서 소속 집단 내에서 ‘적응’하고 ‘인정’ 받는 중요한 징표로 발전하게 된다. 소속 집단 내에서 적응과 인정에 실패한 사람을 흔히 ‘왕따’라고 부른다. 왕따는 초중고 등 청소년기에 빈번하게 발생할 뿐만 아니라, 군대, 직장, 사회단체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종종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피해자의 자살, 가해자의 구속 등 극단적인 폭력의 형태로 전개되기도 한다.
집단 따돌림은 기본적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 본성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문화적 특수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서양의 개인주의 문화는 대개 인종차별, 계급차별과 같이 개인의 주의주장을 폭동의 형태로 나타내는 반면, 동양의 집단주의 문화는 집단 내의 경쟁심리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하여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는 집단 따돌림의 형태로 나타난다.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서 자신들의 욕구를 대리 충족하는 것이다.
■ 홀로서기를 위하여
그런데, 세상은 유례없이 개별화, 원자화 되고 있다. 가족이란 개념 자체가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핵가족에서 1인 가족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랑과 소속의 욕구 충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외부 환경이 변한다고 해서 인간의 욕구 체계는 그리 쉽게 바뀔 수가 없는 법이다.
그리하여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람들은 여전히 사랑 받고 소속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인간임’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이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홀로서기’이다. 단순한 홀로서기가 아니라 ‘건강한’ 홀로서기이다.
건강한 홀로서기란, ’ Win-Win or No Deal’이라는 유쾌한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우선, Win-Win을 추구해야 한다. 상대도 좋고 나도 좋은 방법을 끊임없이 찾는 것이다. 상대방만 좋으면 나의 애정과 소속의 욕구는 좌절된다. 나만 좋으면 상대방의 애정과 소속의 욕구는 좌절된다. 나든 상대방이든 좌절된 욕구는 공격적 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나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좋은 방안을 찾는 것이 ‘습관’이 되어야 한다.
다음은 No Deal이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Win-Win이 될 가망이 없을 때, 상대방을 미워하지 말고 상대방을 포기하는 것이다. 당분간 또는 영원히 정신적으로 독립하고 이별하는 것이다.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갈 수 있어야 한다. 걱정할 것 없다. 또 다른 기회, 또 다른 사람은 언제나 있는 법이다. 오히려 내 감정 근육은 더 튼튼해 질 수도 있다.
글_최경춘 한국능률협회(KMA) 상임교수
► 리더십교육/ 성과향상 코칭/ 감정코칭 등 다수 경영분야 강의
► 대구 성광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미국 University of Washington(MBA)/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영학 박사(수료)/ LG 인화원 기획팀장(부장)/ 팬택 아카데미 본부장(상무)/ 엑스퍼트컨설팅 본부장(상무)/ LG CAP,Work-out Facilitator/ Hay Group Leadership Facilitator/ KMA Assessment Center Assess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