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GS건설이 중소 협력업체와 맺은 공사발주 합의약정을 무시, 저가 도급행위를 일삼는가 하면 일부 사업의 경우에는 이 핑계 저 핑계로 하청이행을 미루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한 GS건설 협력업체 ㈜한기실업은 3일 해당 ‘합의약정서’를 ‘일요신문’에 공개했다.
약정서에 따르면 GS건설은 1550억 원짜리 대전광역시 환경에너지 종합타운조성 민간투자사업 공사와 관련, 공사금액의 30% 상당을 설계가 91%로 환경기술 전문 중소업체인 한기실업에 하도급 발주하기로 약속했다.
약정서는 2011년 11월 작성됐으며, 공사종목은 건축설비·기계배관·전기·상하수도에 한한다고 명시했다.
GS건설은 지난달 11일 현지에 사무소를 차리고 본격 공사에 착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기실업과의 공사발주 계약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950억 원 규모의 부산광역시 용호동 남부공공하수처리시설 턴키사업 역시 이듬해 4월 같은 공사종목에 한해 공사금액의 20%를 설계가 91% 수준에서 이 업체에 하청을 주기로 약정했으나, 실제로는 GS건설이 설계가 80% 수준에서 저가 하도급을 발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 사업을 GS건설이 수주하기까지는 전문 하도급 업체가 계약 성사를 위해 해당 지자체와의 조율을 전담하는 등 역할이 컸던 것으로 드러나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상거래 신뢰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기실업 박광진 대표는 “GS건설은 건당 수백억~수천억 원짜리 공사를 수주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대가로 일정 금액 이상을 주기로 했던 하청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GS건설 관계자는 “대전 환경에너지 종합타운조성 공사 하도급 미 발주 사항은 하도급 업체 측의 일방 주장으로 사실과 다르다”며 “최근 대상 업체 직원들이 현장을 방문, 설계도 검토까지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부산 남부공공하수처리시설 하도급 문제도 당초 도급 액이 적다고 생각됐으면 그때 공사를 하든 안 하든 이의를 제기했어야 한다”며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와중에 이제 와서 이러는 저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성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