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중국에서는 아예 <프렌즈> 속 주인공들의 일상을 현실로 불러내 살고 있는 남성까지 등장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름부터 시트콤 속 캐릭터인 ‘군터’로 개명한 베이징의 이 극성팬은 자신의 생활 전체를 완전히 ‘프렌즈화’했다.
우선 극중 여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레이첼’이라는 이름의 여성과 결혼했는가 하면, 아들의 이름도 극중 인물인 ‘조이’로 지었다. 아파트는 ‘조이’와 ‘챈들러’가 함께 살던 아파트와 똑같이 개조했으며, 모든 소품도 똑같이 준비했다. 심지어 하던 일을 그만두고 <프렌즈> 속 조연인 ‘군터’처럼 카페를 열고 ‘카페 사장’이 됐다. 물론 카페 이름은 ‘군터’가 운영하는 ‘센트럴 퍼크’로 지었다.
사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챈들러’다. 실제 그의 부부 사이도 극중 부부였던 ‘챈들러’와 ‘모니카’의 그것과 비슷하다. 그는 “나는 챈들러가 모니카를 대하듯이 내 아내를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챈들러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프렌즈>의 광팬이 된 것은 실연을 당한 후 한참 상심에 빠져 있을 때였다. 당시 첫사랑과 헤어진 후 거의 매일을 울면서 보내고 있던 그에게 친구 한 명이 ‘꼭 <프렌즈>를 보라’고 권했던 것. 친구의 충고대로 그는 <프렌즈>를 몰아서 봤고, 그렇게 실연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 후 그에게 <프렌즈>는 일상의 지침과도 같이 됐다. 이제는 만나는 사람마다 마치 종교를 전파하듯이 <프렌즈>를 볼 것을 권하고 있는 그는 “<프렌즈>를 볼 수 있는 우리 세대는 분명 행운이다. <프렌즈>는 내 인생의 전부다. 시트콤 속 여섯 명의 주인공들은 우리에게 사랑하는 법을 10년에 걸쳐 가르쳐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