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현 기수가 마방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일요신문]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의 2년차 신인기수인 채상현(21세)이 뛰어난 기승술과 성적으로 돌풍을 만들고 있다.
스포츠에서는 2년차 징크스란 말이 있다. 데뷔 첫 해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치고, 2년차엔 부진을 겪는 경우를 뜻한다.
지난해 부경경마에 데뷔해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채상현 기수는 ‘2년차 징크스’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맹활약하며 에이스 기수로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5일 금요경마 제2경주(1000m)에서 ‘그린나래’에 기승한 채상현 기수는 빠른 스타트로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결승선 300m를 남겨놓고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 역전우승을 기록했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7경주와 일요경마 1경주에서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톱오브더라인’, ‘슈프림매직’에 기승해 과감한 선두권 공략에 나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말 3승을 쓸어 담으면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을 술렁이게 했다.
이로써 채상현 기수는 올 시즌 통산 214전 21승 2위 16회를 기록, 부경경마를 대표하는 조성곤(54승), 김용근(42승), 유현명(37승), 최시대(32승) 기수에 이어 다승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기승횟수에서는 조성곤, 유현명 기수에 이어 3위를 기록하는 등 신인기수 답지 않는 활약으로 조교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채상현 기수는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12승을 기록해 이미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는 약 5개월 만에 21승으로 우승 페이스가 빨라졌다. 승률 및 복승률 모두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년차 징크스가 찾아올 법도 하지만, 채상현 기수에게서는 전혀 그러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경마가 열리지 않는 평일에 준비가 잘 돼 있는 까닭으로 풀이된다.
채상현 기수는 올해 꾸준히 기초 체력을 키워왔다. 현재 채성현 기수는 하루하루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평일에는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기르면서 매일 9마리 이상의 경주마를 훈련시키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채상현은 아버지 추천으로 기수가 된 케이스다. 채 기수는 부경경마의 치열한 경쟁시스템이 눈에 띈다며 “치열한 경쟁만큼 우승이 그만큼 값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열심히 한다면 무리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채 기수는 기수양성소에서도 차분한 성격과 빠른 머리 회전으로 곧잘 선배들을 뛰어 넘어 주목 받았다.
데뷔 첫 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 데다 최근 중장거리를 가리지 않고 기대이상의 성적을 보여 주는 등 믿음이 가는 기승술로 많은 조교사들의 신임을 얻으며, 기승 횟수가 늘어난 상태다.
채상현 기수의 선전에는 19조 김영관 조교사의 역할도 컸다. 김영관 조교사는 한국경마 최강의 경주마 군단을 거느리고 있다.
우수한 경주마의 기승 횟수가 많은 것보단 그가 우수한 경주마에 기승해 수장으로 하여금 믿음을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커 보인다.
김영관 조교사 또한 채상현 기수의 성실성과 기승술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김영관 조교사는 “채상현 기수는 안 되는 것이 있으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열심히 하는 기수다. 그래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며 “지난해 데뷔한 신인 기수 중에서 최고의 성적을 낸 만큼 여유 또는 자만이 찾아올 법도 하지만 채상현에게 그런 기색이 없다”고 칭찬했다.
채상현 기수는 “치열한 경쟁만큼 우승이 그만큼 값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열심히 한다면 무리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채 기수는 “조성곤 기수처럼 차분하면서도 뛰어난 기승술을 보유한 큰 기수가 되고 싶다. 올해의 목표는 정식기수(40승) 진입이다”라고 말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