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인 제주농업기술센터 소장
조금 아쉬운 생각에 생물자원의 중요성에 대한 몇가지 예를 찾아 보고자 한다.
메르스 탓에 행사조차 이뤄지지 못했지만 몇 년전 메르스와 유사한 신종플루가 유행했었다. 신종플루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동시에 타미플루라는 처방약은 산업적으로 히트를 쳤다.
이 타미플루에 사용된 스타아니스(팔각회향)라는 식물은 중국에서 향신료로도 이용되는 식물이다.
누가 이 식물이 수많은 생명을 살려 낼 꺼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하나 더, 그 스타아니스의 생산국인 중국은 그 어떤 이익도 얻지 못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물론 그 후 2014년 나고야의정서 발효로 다른 나라로부터 구입해 간 생물자원을 이용할 때 생산국도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국제적인 규범이 갖춰지기는 하였다.
제주에서는 구상나무가 비슷한 예이다.
우리 한라산의 특산식물인 구상나무는 1904년 유럽으로 반출되어 세계적으로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되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역수입을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이런 생물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생산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문주란’은 제주의 대표적 식물자원으로 관절통, 해열, 궤양 치료 목적으로 민간요법으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다.
이를 이용하여 문주란은 국내 화장품에 활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수출에 대한 기대도 크다. 또, 한림읍 일대에서 자생하는 손바닥선인장(백년초)도 각종 항균, 관절염, 심혈관계 질환 등 백가지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제주농업기술센터에는 농촌진흥청과 ‘백년초 추출물을 이용한 혈당조절 건강기능식품 개발’을 위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0만종에 달하는 풍부한 생물자원이 있다.
이제는 무관심과 무지로 인하여 해외로 반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 생물자원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다양한 생물의 현황을 파악해 ‘생물주권‘을 확보 해야 할 것이다.
제20회 환경의 날의 공식 슬로건은 ‘생물자원, 미래의 자산입니다’이다.
생물자원은 미래의 자산인 동시에,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유일한 방안임을 되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