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성경의 욥기에 나오는 괴물을 인용해 이 권력을 ‘리바이어던(Leviathan)’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래서 인간이 모인 사회에는 정치권력, 문화권력, 스포츠권력 등이 도처에 존재하고, 일반직장의 ‘사내정치’도 생겨 났으며, 그 결과 소위 ‘라인(line)’은 끝없이 재생산된다. 그래서 권력을 향한 게임은 사라지지 않는다.
■ ‘권력거리’를 줄여야 한다
얼마 전 중앙선데이와 잡코리아에서 직장인(1,8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약 88.4%가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에 사내정치가 있다고 응답했고, 공정한 평가와 보상을 위해서는 없어져야 하지만(38.1%), 어쩔 수 없는 필요악으로 없어지지 않을 것(47.7%)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일반 직장 역시 그 정도가 덜하다고는 하더라도 국가 정치의 축소판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도 오랫동안 줄세우기(라인) 문화가 지속될 것이 명백한 이상 누군가에게 ‘권력의 양도’는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지겠지만, 그 부작용을 완화시킬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권력거리 지수(Power Distance Index)가 높은 나라에서는 권력거리지수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권력거리’란 적절한 장소에서 상사에게 이견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지 아닌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 나만의 문화적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문제는 외형적 제도나 문물은 거의 다 서양에서 가져 왔지만, 그 정신이나 생활양식은 아직 유교문화에서 벗어 나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무늬만 성과주의이고 무늬만 능력중의인 경우가 태반이다. 서양 것은 우월하고 동양 것은 열등하다는 의미도 아니고, 그 반대도 아니다. 깊은 고민 없이 서양 것을 흉내만 내서도 안 되고 현대 사회에 맞지 않는 동양 것을 고집만 해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문화적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다. 문화적 경쟁력이란 ‘가장 나답게 사는 것’이다. 현대과학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70억 중에 누구도 나와 동일한 사람이 없으며, 앞으로도 수 억년 동안 지금의 ‘나’와 같은 특성, 재능, 관점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 다운 것’ 만큼 위대한 경쟁력은 없다.
■ 순수함으로, ‘장기균형’에 대비하라
노자는 남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지만, 스스로를 아는 사람은 밝다.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있고, 스스로를 이기는 사람은 강하다(知人者智也, 自知者明也. 勝人者有力也, 自勝者强也)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러므로 권력을 가지려고 애쓰지 말고 자신이 누군지, 자신이 어떤 특장점을 가졌는지, 스스로를 아는 것이 ‘리바이어던’에 대처하는 최고의 지혜가 될 수 있다. 요컨데 ‘순수해지는 것’이 정답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순진해서는 안 된다. 순진한 사람은 자신을 아는 것에 그치는 사람이다. 세상은 분명 ‘리바이어던(Leviathan)’에 기대거나 의존하여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직장생활은 언젠가 한번은 섭섭해야 하는 곳이다. 내 능력과 노력과 성과에 관계없이, 라인은 무너지게 되어 있고 세상 인심은 바뀌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면 세상은 끊임없이 장기균형을 향해 나아가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장기균형에 대비해서 개인이 해야 할 일은 딱 두 가지다. 우선,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 자신의 경험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를 알고 배우는 것이다. 다음으로, 신뢰와 협력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다. 길게 보면 내가 져 주는 것이, 내가 협력해 주는 것이, 내가 먼저 믿어 주는 것이 권력 게임에서 살아남는 최선의 길이다.
얼마 전 불의의 사고로 타계한 게임이론의 선구자, 존 내쉬는 말한다. ‘두 사람이 하는 게임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게임에서도 적절한 해답은 있다’ 고.
◆ 적절한 해답 : 그대가 갑(甲)이든 을(乙)이든 상대방이 굳이 전략을 바꾸지 않는 한 나 또한 전략을 바꿀 이유가 없는 적절한 상태를 유지하라.
글_최경춘 한국능률협회(KMA) 상임교수
► 리더십교육/ 성과향상 코칭/ 감정코칭 등 다수 경영분야 강의
►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미국 University of Washington(MBA)/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영학 박사(수료)/ LG 인화원 기획팀장(부장)/ 팬택 아카데미 본부장(상무)/ 엑스퍼트컨설팅 본부장(상무)/ LG CAP,Work-out Facilitator/ Hay Group Leadership Facilitator/ KMA Assessment Center Assess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