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컴퓨터 부품 곤충’이라고 이름 붙인 프로젝트를 처음 머리에 떠올렸던 것은 몇 년 전 우연히 작은 전자 부품들이 가득 찬 상자를 봤을 때였다. 당시 순간적으로 자그마한 몸통과 다리가 여럿 달린 개미를 떠올렸던 그녀는 곧 전자 부품을 이용한 개미 조각작품을 완성했다.
그리고 몇 년 후 우연한 기회에 다시 TV에서 곤충 프로그램을 본 후에는 아예 본격적으로 컴퓨터 부품을 이용한 곤충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그녀가 나비, 파리, 벌 등 컴퓨터 서킷보드로 만든 반짝이는 곤충들을 보면 그 정교함에 놀라게 된다.
버려진 폐기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있는 작품 활동에 대해 채펠은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특히 현대 사회의 지나친 낭비와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따른 폐기물을 아름다운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