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행복의 이중성이 놓여 있다. 어떤 사람은 높고 어려운 과제를 성취해 가면서 행복감을 경험하는 것을 선호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쉽고 안전한 길을 가면서 안정된 행복감을 추구하는 것이다.
■ 감정은 신경전달물질이다
이러한 성취욕구는 ‘감정’과도 일정정도 관련을 가지고 있는데, 뇌 과학적으로 보면 사람의 감정은 신경전달물질들 간의 화학적 작용에 불과하다.
첫 번째 신경전달물질은 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것이다. 이 신경전달물질은 위기에 강하게 반응하게 만들어서 맞서 싸울 것인지 도망갈 것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적극성, 공격성과 관련성이 높은 물질인데, 지나치게 분비될 경우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키고 지나친 불안과 공황에 빠지게 만든다.
두 번째 신경전달물질은 도파민이다. 도파민은 흔히 성취 호르몬이라고 불릴 정도로 성취욕구가 높은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위에 언급한 밴드빌트 대학교의 실험에서, 어렵고 도전적이고 보상이 높은 과제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도파민 수치가 높게 나온다. 이들 때문에 사회는 혁신하고 발전하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지만, 지나칠 경우 술, 담배, 운동, 골프 등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중독에 빠져서 본인의 신체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한다.
세 번째 신경전달물질은 세로토닌이다. 흔히 노르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을 조절하여 안정감과 평화로움을 맛 볼 수 있게 하는 평화의 호르몬이다. 흔히 안전물질이라고 불리기도 하기 때문에 매사에 조심하고 위험을 회피하게 하는 한편,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감에 빠지기 쉽다.
■ 감정은 유전자와 관련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신경전달물질은 50여종이 되지만, 인간의 감정과 관련된 주요 물질은 위에 열거한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세로토닌이다.
문제는 이 세 가지 물질의 적절한 배합이다. 노르아드레날린은 위험감지능력에 반드시 필요하고, 도파민은 세상을 발전 시키는 성취감에 반드시 필요하고, 세로토닌은 이 두 가지를 적절한 상태로 유지 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영국의 워릭대학교 프로토(Proto) 교수는 세로토닌을 발현 시키는 유전자, 포로모토가 있는데 이것이 지역별, 인종별로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프로토 교수에 의하면, 세로토틴을 발현시키는 유전자가 길수록 행복감을 느끼고 이 유전자가 짧을수록 우울감을 더 쉽게 경험한다고 한다. 불행히도 중남미 계통의 사람들은 포로모토가 길고, 한국인들은 포로모토가 짧다고 한다.
■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흔히 한국인의 집단적 성향 중 가장 대표적인 성향을 말할 때, ‘냄비근성’이라고 한다. 냄비가 빨리 끓고 빨리 식는 것처럼 어떤 일이 생기면 두 편으로 나누어서 극렬하게 싸움을 하기도 하고(노르아드레날린 분비), 세상이 떠들썩하게 다 같이 흥분하다가(도파민 분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 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바로 그것이다.
프로토(Proto) 교수의 연구처럼, 우리가 유전적으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발현 시키는 유전자가 부족하든 아니든 간에, 그래도 우리의 노력으로 평화의 물질, 세로토닌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첫째, 차분히 앉아서 명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불교라는 문화자산이 있다. 불교의 위대한 전통은 모든 착심(着心)을 내려 놓고 자신을 ‘응시’하는 것이다. 또한, 근세 이후에 우리나라에 소개된 카톨릭, 기독교의 ‘기도’라는 자산도 있다. 기독교의 위대한 전통 역시 절대자와의 ‘합일’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둘째, 인지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인지훈련은 왜곡된 생각을 밝혀내어 그것을 재해석 시키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왜곡된 생각이 부정적인 감정을 촉발하고 이것이 다시 생각을 더욱 왜곡 시키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인지훈련을 통해 세상을 다르고 평화롭게 바라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닥터 필 쇼의 필 맥그로(Phil McGraw)박사는 말한다. ‘현실은 없다. 오직 인식만이 있을 뿐이다’.
글_최경춘 한국능률협회(KMA) 상임교수
► 리더십교육/ 성과향상 코칭/ 감정코칭 등 다수 경영분야 강의
►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미국 University of Washington(MBA)/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영학 박사(수료)/ LG 인화원 기획팀장(부장)/ 팬택 아카데미 본부장(상무)/ 엑스퍼트컨설팅 본부장(상무)/ LG CAP,Work-out Facilitator/ Hay Group Leadership Facilitator/ KMA Assessment Center Assess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