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분야는 근로자 파견업이다. 운영 초기는 건물 청소업부터 시작해 구 청사, 공단, 문화복지센터, 공중화장실 등에 대한 청소업무를 대행한다. 향후 수익성에 따라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게 목표다. 초기 자본금은 2억9000만원이며 전액 구에서 출자한다.
설립 첫해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무 근로자 7명과 현장 근로자인 어르신 52명으로 운영하며 현장 근로자는 지역 내 60세 이상 주민 가운데 공개 채용한다. 임금은 내년부터 구에 도입되는 생활임금이 적용되며 근무시간은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이 원칙이다. 매년 근무평가를 실시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년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
직원들을 위한 복리후생에도 중점을 둔다. 연령대를 고려해 동 주민센터, 복지관 등에서 실시하는 각종 프로그램의 수강료를 지원하고 관내 대형병원, 보건소와 협력해 건강검진 서비스도 제공한다. 구는 내년까지 어르신 채용인원을 15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구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어르신 주식회사 설립을 결정한 것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구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5년 5월 기준 5만3122명이다. 이는 인구 대비 13.04% 수준으로 서울 자치구 중 9번째(서울 평균 12.3%)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노인인구 비율 14%이상) 진입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인구증가에 반해 노인 일자리의 질은 열악하다. 통계청의 ‘경제활동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현재 60세 이상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67.5%다. 이는 일반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 33%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에 구는 지역 노인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지자체 차원의 새로운 사업모델로 출자기관을 설립키로 한 것이다.
구가 사업 분야로 인력 파견업을 선택한 것은 초기 투자비가 적은 등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또 근로자는 특별한 기술 없이도 기본교육만 받고 참여할 수 있고, 다양한 근무형태가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회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설립 당해는 구청사, 공단, 문화복지센터, 공중화장실 등에 대한 청소 대행부터 시작하고 이듬해 지역 내 공공기관이나 민간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수익성에 따라 세차업, 택배업 등으로 사업 분야도 확장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기업 전환도 모색한다.
구는 2016년 약 1억30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익금은 문화, 복지 등 공익사업에 재투자된다. 앞으로 구는 8월중 조례 제정을 거쳐 9월중 정관 작성에 들어간다. 10월중 이사 및 감사의 선임과 직원 채용에 이어, 10월말 사업자등록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창우 구청장은 “올 초 ‘아침에 눈을 떠도 삶에 희망이 없다.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는 한 어르신의 말씀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어르신 주식회사가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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