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학벌사회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더 좋은 성적과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교육을 받는다. 학생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서는 국가가 주도하는 줄 세우기식 시험이 없어져야 한다. 점수로 학생을 규정하고 점수를 진학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학생들의 삶을 파괴하는 비교육적인 처사다. 국가가 세세한 부분까지 주도하는 지침교육을 지역과 주민이 주도하는 자치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지방자치 20년 역사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교육자치가 희망의 싹을 틔워 가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교육체제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경쟁에서 협력으로, 소수의 수월성에서 다수의 협동성으로, 피동적인 교육에서 역동적이고 다양한 교육으로 체제 혁신을 이루지 못한다면 과거지향 교육에 머물거나 교육양극화를 해소하지 못할 것이다. 진짜 학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수반되어야 한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혁신학교의 완성도를 높이고 일반화해 학교의 문화를 바꾸고, 공교육의 질을 높여 갈 것이다. 우열을 갈라 친구를 경쟁자로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함께 ‘협력’의 동반자 관계를 형성해 가는 교육을 실시하겠다.”
―교육 민주주의를 강조하는데.
“경기도교육감이 된 후 가장 먼저 찾은 곳이 학교였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뜻과 애정을 모아 학생중심, 현장중심 교육의 씨앗을 뿌렸다. 학생과 현장중심 교육이 바로 우리가 함께 가꾸고 꽃피워 가야할 교육의 근본정신이자 교육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지난 1년, 학교문화를 바꾸는 일에 주력하고 학생과 현장을 교육의 한 가운데에 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9시 등교가 대표적인 혁신과 도전이었다. 9시 등교, 상벌점제 폐지, 사계절방학, 교장·교감 수업 등 현장과 학생이 중심이 되는 교육정책을 펼치면서 저항도 많았지만 격려도 기대 이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 정상화를 말하지만 정작 교육의 출발이요, 교육의 목적인 ‘학생’에 대해서는 인색했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교육은 다시 ‘학생’에 주목해야 한다. 경기교육이 추구하는 가치 역시 새롭고 낯선 것이 아니다. 생명의 가치 존중과 학생을 중심에 둔 선생님의 열정과 지혜가 한데 어우러진 정상적인 교육 구조를 만드는 데 힘과 노력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학교의 활력과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은 곧 하나다(웃음).”
―경기교육의 특성과 경기교육이 나아가야 할 점은 무엇인가.
“경기혁신교육은 교육문화를 바꾸고 제도적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김상곤 전 교육감의 혁신학교는 경기교육이 만들어낸 경기도의 자랑거리다. 혁신학교는 종래에 학생이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을 배우고 듣고 따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수업에 참여하고 토론하고 만들어가는 학생참여형 학습방법이다. 선생님들이 생각을 바꾸고 뜻을 모으고 교육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교육의 새로운 운동이다. 이러한 정신은 반드시 이어가야 한다. 최근에는 ‘꿈의학교’의 시범운영이 시작됐다. 학생 스스로 공부하고 가르치고 배우는 ‘꿈의학교’를 통해 공교육 완성의 길을 가겠다.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학교 교육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자원봉사센터’ 활성화와 경기도 및 경기도의회, 경기도민과 함께 경기도교육행정협의회를 정례화 하여 경기혁신교육을 함께하겠다. 학교의 자치와 자율이 확대될 수 있도록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의 업무효율화를 통해 학생과 현장이 중심이 되는 교육정책을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러한 다양성을 동력으로 삼아 고유의 색깔에 맞는 역동성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