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를 둘러싼 고양시와 국토교통부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 7일 국토교통부가 고양시와 일체의 사전 협의 없이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 실시계획을 승인 고시한 것과 관련해 고양시·시민사회단체·지역 국회의원이 국토부장관에게 입장과 성명서 전달 등 유감을 표명하고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답변을 요청했다.
고양시(시장 최성)는 지난 12일 국토교통부에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 실시계획 승인 고시와 관련해 국토부장관에게 성명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성명서에서 “시는 그동안 국토부가 추진하는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가 수도권 교통량 해소와 남북통일 시대를 대비한 국가정책사업이라는 것에 동의하여 해당 사업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이 제기한 심각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2013년 5월 공청회 개최 이후 2013년 8차례와 2015년 6차례의 협의체에 참여하는 등 적극 협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양시는 “하지만, 고양시와 대책위가 요구한 ▲환경부 환경영향평가에서 제시한 국사봉 지역 터널화 방안 ▲대단위 절·성토로 인한 녹지축 과대 훼손과 도시단절 최소화 등 9가지 중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와 합의하에 구성된 민관협의체 회의가 진행되는 시간에 국토부가 어떤 사전 협의도 없이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 실시계획을 승인 고시한 것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으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전했다.
심상정 국회의원은 브리핑 자료를 통해 “국토부 장관은 협의체를 무력화 시킨 책임을 지고, 부실한 실시계획 승인 고시를 중단하고 협의체를 다시 운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44개 단체가 참여한 고양시민 대책위는 100만 시민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의 심각성에 대한 실상을 알리는 공청회 개최와 주민투표 실시, 협의체 정신을 위반한 일방적인 실시계획 승인 책임자에 대해 문책 요구, 국정감사 및 국회차원의 공개토론회 개최 등을 요구하고 국토부의 실시계획 승인을 취소하라”며 주장하고 차량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에 고양시는 “국회의원과 시민대책위가 요구한 사항 및 고양시가 제기한 9가지 중대한 문제점과 환경부가 조건부 승인한 국사봉 지역 터널화 방안 마련 등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과 실효성 있는 방안을 국토부가 책임 있게 답변해 줄 것을 요구한다”며, “만약 납득할 만한 답변과 책임 있는 대책마련이 없을 경우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건설과 관련해 향후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국토부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국토부는 “서울~문산 고속도로 구간 중 국사봉 구간은 이번 실시계획 승인에서 제외하였다”며, 협의체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하여 지역의견 및 환경부 협의내용을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국토부는 고양시에서 요구하는 통로박스 규격 확대 등 건의사항은 앞으로 검토․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양시 관계자는 “국토부는 국사봉 구간은 이번 실시계획 승인에서 제외하였으며 협의체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하여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으나, 100만 고양시민과 시민대책위는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으로 국토부가 먼저 이번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는 2조2941억원을 들여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파주시 문산읍 내포리 35.2㎞를 잇는 사업으로 올해 안에 착공해 2020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고양시 국사봉 구간 휴게소 외곽 이전과 터널화 방안을 전제로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 건설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