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망해야 할 이유는 많다
사실 사람들에게 절망해야 할 이유는 너무도 많다. 예고 없이 닥쳐오는 가난과 질병, 딱히 한 개인의 잘못도 아닌 데 개인적으로 감당할 수 밖에 없는 무한경쟁 시대의 도래와 그로 인한 낙오, 그리고 본의 아니게 자신의 직장에서 중도에 추방되는 사람들과 아직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젊은 청춘들…
그래서 일찌감치 루저(Loser)임을 선언하는 젊은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른바 삼포세대라고 불리는 이들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사람들을 말한다. 거기에 덧붙여 인간관계와 집을 포기하면 오포세대라 하고, 거기에 꿈과 희망까지 얹으면 칠포세대가 된다.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성장한 경제력을 가진 나라치고는 매우 우울한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 확증편향에 주의하기
그러나, 절망에 빠진 사람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자신이 혹시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 들이고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이다. 한번 어떤 부정적 사건에 꼬리표를 붙이면 그 꼬리표는 점점 자기강화적 성격을 띠게 된다.
예컨대 직장 동료나 배우자가 몹시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사건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을 ‘이기적’이라는 꼬리표(선입견)를 붙이고 바라 보게 된다. 그러면 상대방의 이기적 행동은 더 자주 눈에 띄게 되는 반면, 이타적이고 너그러운 행동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며 상대방이 다양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못 보는 것이다. 결국 특정 대상에 대한 확증편향은 상대방에 대해, 또는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해 부정적 확증편향으로 고착화되어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절망감으로 치닫는다.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절망감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극복이 가능한 것일까?
우선, 자신에게 절망을 안겨 주는 대상이 ‘사람’이라면 이런 훈련을 해 보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상대방의 행동이 비록 못 마땅하거나 나를 무시하는 행동이라 하더라도 그에게는 ‘좋은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대개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원래의 ‘좋은 의도를 좋게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 심지어 반대로 표현할 때도 많다.
다음은, 자신에게 절망을 안겨 주는 대상이 ‘조직이나 제도, 집단’이라면 이렇게 상상해 보는 것이다. 비록 어떤 집단이나 조직이 나에게 상처를 주고 실망을 시켰다 할지라도, 그들이 ‘내가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의도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대개 조직은 관습과 전통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그 이상을 보지 못하는 ‘지식의 저주’에 갇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히려 나는 지식의 저주를 넘어 설 기회를 제공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 선수인 요기 베라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뉴욕 메츠가 꼴찌를 하고 있을 무렵, 한 기자가 이번 시즌은 끝난 거 아닌가요? 라고 물었을 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명언을 남겼다.
야구는 인생마냥 정해진 시간이 없다. 시작보다 중요한 것은 끝이고 끝까지 가봐야 한다.
그래서 섣부른 절망은 금물.
글_최경춘 한국능률협회(KMA) 상임교수
► 리더십교육/ 성과향상 코칭/ 감정코칭 등 다수 경영분야 강의
►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미국 University of Washington(MBA)/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영학 박사(수료)/ LG 인화원 기획팀장(부장)/ 팬택 아카데미 본부장(상무)/ 엑스퍼트컨설팅 본부장(상무)/ LG CAP,Work-out Facilitator/ Hay Group Leadership Facilitator/ KMA Assessment Center Assessor